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관계 당국이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말할 때마다 ‘완치(자)’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필자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늘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곤 한다. 왜냐하면, 설령 건강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가 회복되었다 할지라도 상당수가 무력감, 호흡 곤란, 심장 질환, 장기 부전, 만성 통증, 불안·우울·불면증 등의 각종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보고와 증언이 국내외서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되었다는 사람 가운데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퍼지고 있지 않은가. 즉 코로나19 감염자가 치료를 받은 후 평소 생활로 돌아가긴 했지만, 과거에 없었던 증상이 생겨 힘들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학계에서도 코로나19 후유증을 연구한 결과가 하나둘 보고되고 있다. 이탈리아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였던 143명을 대상으로 연구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25명(87.4%)이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는 지난 2월과 3월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신천지교회 신자 4,198명 중 1,035명이 현재까지 만성 피로와 피곤, 두통, 기억력 저하, 후각 장애 등 후유증을 호소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김신우 경북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완치자를 5,76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완치자 965명 중 1개 이상의 후유증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879명, 약 91.1%였다.

한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자 중 약 80%는 경증으로 이들은 대부분 후유증을 겪지 않으나 5~10%의 중증환자나 고령자는 후유증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립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교수도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된 연구가 앞으로 많이 나오면 그 후에 종합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 현재 한두 편의 연구 결과로 코로나19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후유증에 대해 큰 공포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요컨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코로나19 감염자라 할지라도 경증은 대부분 후유증을 겪지 않지만, 5~10%에 해당하는 중증환자나 고령자는 후유증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코로나 ‘완치(자)’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치료 가 끝난 후에도 후유증은 물론 재감염 사례 또한 여러 나라에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완치(자)’라는 용어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의료계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알거니와 현재로서는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신뢰할만한 백신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필자는 ‘완치(자)’라는 말보다는 ‘회복(자)’이라고 쓰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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