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3시 47분 8개의 프로펠러가 빛을 발했다. 수성못 상화동산 옆에서 30m 상공에 떠오른 무게 450㎏짜리 2인승 유인 드론 택시는 초속 10m의 속도로 수성못의 서쪽으로 가더니 헬기나 비행기는 하지 못하는 180도 회전했다. 지난 11일 사람 대신 80㎏ 무게의 쌀가마니를 싣고 서울 한강 위 3.6㎞ 구간을 7분간 비행한 것과 같은 기체다. 세계 최초로 유인 드론 개발에 성공한 중국 이항사가 개발한 적재중량 220㎏짜리 2인용 ‘플라잉카’이다. 수성못을 선회한 드론 택시는 쌀가마니 대신 10㎏ 정도 무게의 응급키트와 심장 제세동기 등 구조 장비를 품었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드론 택시 상용화에 나선 국토교통부의 실증작업의 하나인데, 지방에서는 대구가 처음이다. 이랑 국토교통부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은 “우리 생각보다 신기술은 훨씬 빨리 눈앞에 와 있다”면서 “비록 짧은 시간 비행한 데다 우리의 기술이 아닌 중국의 기술이 담긴 기체를 띄웠지만, 모두 힘을 합하면 가까운 미래에 국산 플라잉카가 하늘길을 여는 현실을 만들어 낼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늘이 자유로운 도시’(Sky Free City)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케이블카를 대신하는 드론을 활용한 관광을 비롯해 2028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수요를 20분 만에 충족시키는 드론, 초고층 아파트 화재와 야간 산불 초기 진화용 드론 등을 구상했고, 오늘의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실증작업에서는 지역의 드론 기업인 (주)스카이엔터프라이즈의 특색 있는 드론 시연도 이어져 호평을 받았다. 열화상 드론이 야간에 물에 빠진 사람을 탐색하고, 119구조대가 보트를 이용해 골든타임 안에 구조하는 시연이 이어졌다. 또 건설현장의 비산먼지와 안전관리 상태 모니터링, 산악지대 야생동물 현황과 조난자 모니터링, 수성못 수질과 환경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드론의 역할도 선보였다.

수직 이착륙 방식으로 하늘을 비행하는 3차원 교통수단인 드론 택시는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등 지상 교통 혼잡 해결책으로 대두하고 있는데, 수성구는 플라잉카를 통해 기존의 수평적인 구조를 벗어나 입체적인 공간 활용으로 미래 인식변화를 주도할 방침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플라잉카를 통해 사람은 물론 물류까지 교통체증에서 벗어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드론 택시가 수성못 수상을 선회하는 실증사업도 추진하고 있고, 케이블카를 대신해 산악 헬리패드까지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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