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정부의 후원을 받는 지역사업에는 지역기업의 참여와 지역대학 출신 전문 인력의 활용을 필수 조건으로 해야 한다. 사업 과정에서부터 지역기업과 지역 출신 인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지역발전의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산업은 시민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는 하겠지만, 기존의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저해 요인이 되기도 한다.

11월 16일 오후 3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못 상공에 드론택시 한 대가 날아올랐다. 말로만 들었던 드론택시가 나는 모습을 바라본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드론택시는 수성못 상공을 초속 10m 속도로 약 7분간 비행했다. 안전성을 고려하여 사람 대신 80kg 중량의 물건을 싣고 비행하였지만 ‘비행 실증’에 성공한 것이다. 이 행사는 도심항공교통(K-Urban Air Mobility) 공모사업에 선정된 대구광역시와 수성구가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여 드론택시 ‘비행 실증’을 한 것이다.

UAM 사업은 도심 교통난 해소를 위한 드론택시 사업, 그린드론 사업, 배송 사업으로 엄청난 경제 효과와 편익성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UAM 사업은 항공, 관제, 전자, 환경, 에너지, 교통, 연구 등 초융합산업으로 향후 20년간 국내 일자리 약 16만 개 이상을 창출하며, 생산유발과 부가가치효과 약 45조에 이르는 신성장 동력 사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비행 실증’이 성공하면, 2025년부터 드론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택시가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날고, 택배드론이 대문 앞에 내려앉을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린드론이 하늘을 날며 산불이나 환경오염을 감시하고, 건설이나 공사 현장에서 법 규정 준수 상황을 감시하여 감시원 없는 현장이 될 것이다. 열영상드론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어 영상을 받은 구조대원은 스마트폰을 들고 현장에서 실종자를 구조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UAM 사업은 지방도시를 더 지방도시화하는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다. 새로운 도시교통 문화가 형성되고,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나 배송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택시 사업, 배송 사업은 사양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고, 그 분야에 종사하던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환경감시 드론으로 인해 산불감시원이나 환경오염 감시원의 일자리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119 구조 요원들의 역할도 줄어들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싣고 온 드론이 기존의 일자리를 날려 버리는 것이다.

지방소멸의 시대에 지방 살리기는 정부사업 과정에의 지방 참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성과만 도입되면 지역은 소멸의 길로 접어든다. 대구시는 K-UAM 공모사업선정과 ‘비행 실증’ 성공을 계기로 지역기업의 참여와 지역대학 배출 인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드론택시의 주차장인 스카이포트 건설이나 주변 시설 활용에 관한 기술 개발, 관련 부품의 생산 및 수리에 필요한 인력의 양성, 운용과 정비에 관한 인력 개발에 지역기업과 대학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무인기공학, 항공방제, 항공물류, 항공전자, 항공통신, 항공정비 등 K-UAM 사업과 관련한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대학이 여러 곳 있다. 매년 수백 명의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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