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내년 보궐선거 이겨 보려고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한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일인데, 영남권의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면 자다가 소도 웃을 예기 아닙니까.” 권영진 대구시장은 18일 오전 KB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혀를 차며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사실상 백지화로 결론 낸 것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 아니라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여권의 의견에 대한 생각을 말하면서다. 권 시장은 “검증위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백지화해놓고선 안전이나 미래확장성과 관련한 어떤 설명도 없다”며 “이미 백지화로 짜 맞추고 결론을 낸 것인데, 국책사업을 하루아침에 뒤집은 이 결정이 다시 영남권을 분열로 몰아갈 것으로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2016년에 밀양이나 가덕도신공항이 아닌 김해신공항으로 결정을 낼 때 정치적인 결정이 개입됐기 때문에 정상화하는 과정이 이번 검증위의 검증 결과라는 의견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권 시장은 “밀양신공항으로 가면 정상화된다”면서 “부산의 정치권 몇몇과 부동산 업자, 건설업자의 카르텔이 부산시민을 속이고 영남권 전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경북민은 당시 영남권에 제대로 된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밀양을 동의해줬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영남권 전체가 골고루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항이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민주당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검증위가 지적한 문제가 치유를 해야 하는지 보완을 해야 하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안전에 문제가 있고 미래 확장성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새롭게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시장은 “새로운 신공항이 이미 어디를 정해놓고 가는 방식이 되면 안된다”면서 “영남권 미래를 위한 항공수요, 제대로 된 관문공항으로서의 입지, 접근성을 놓고 처음부터 다시 원점에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권 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오로지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영남권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행위여서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국가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고, 국민과의 약속을 송두리째 깔아뭉개는 정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남권 시·도민의 미래가 달린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절차에 대해서는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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