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9일 대구 호반갤러리

최경수 작가
최경수 작가 초대전(수처락(隨處樂)이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 주최로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

부대행사로 ‘작가를 만나다’가 26일 오후 4시 호반갤러리에서 예정돼 있다.

그림 속 화면에도 영화나 드라마처럼 주인공이 새겨지곤 한다.

변화와 균형을 두루 갖춘 화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 사발은 얼핏 보아도 주인공임을 짐작하게 한다.

다소 변형되거나 왜곡된 상형문자는 화면의 화면의 배경을 장식한다.

화면의 전면 센터에는 어김없이 항아리나 주병, 사발 같은 그릇이 등장한다.

실물을 닮은 형태와 붓질에 가득한 정성으로보아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주인공임이 분명하다.

40년을 한결같이 작업에 매진해온 최경수 작가가 10여 년 전부터 그리기 시작한 그림 <하늘소리>가 그렇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엔 늘 고요한 밤하늘에 귀를 기울인다고 했다.

밤하늘에서 들려오는 울림을 느끼는 순간이다.

10여 년 전부터 밤하늘과 최경수 작가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거기에는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지금도 새벽 네 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정화수 한 사발 떠놓고 밤하늘에 자식들의 안녕을 빌던 어머니를 생각하곤 한다.

7남매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최경수 작가는 10년 전에 별세한 어머니를 잊지 못한다.

40세가 넘어서 얻은 작가에게 어머니의 애정은 남달랐다.

작가의 사연을 토대로 관계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밤하늘=염원의 대상(신앙)=어머니=사발=주인공이라는 도식이 그려진다.

최경수의 그림에서 사발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사발에는 한국 전통의 미감이 담겨있다.

밥을 담는 그릇의 의미도 스며있다.

또는 사람의 됨됨이나 가치, 능력 따위의 가늠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밥은 생명과 직결된다.

밥의 양과 질에 따라 담아주는 이의 마음도 저울질해볼 수 있다.

그래서 최경수 작가의 사발은 작지만 크기보다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다.

최경수의 그릇은 단순히 오브제나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물처럼 작가의 주변이 점조직처럼 연결돼 있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사랑이 투영된 최경수 작가의 사발은 곧 사모곡인 셈이다.

독특한 발색은 아크릴과 먹을 섞어 그렸기 때문인 듯하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인도, 헝가리,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제전시에 초청된 바 있는 최경수 작가의 이번 전시의 부제는 ‘수처락(隨處樂)’이다.

수처락에는 ‘거하는 곳에서 즐거움을 찾다’란 뜻이 담겨있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은 41회 개인전이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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