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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지방의회 개악 거듭…공천 제도 개선을"
시민사회 "지방의회 개악 거듭…공천 제도 개선을"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25일 21시 0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26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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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각종 자질논란 되풀이…시민단체·전문가 입모아 규탄
후보지 면밀 검토·책임감 요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경북 284명·대구 116명 등 400명 기초의원이 탄생했지만 뇌물공여, 공직선거법 위반, 음주운전, 성희롱 의혹 등 법 위반과 각종 논란이 일면서 기초의회의 민낯이 드러나 지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국회 등 의결 기관의 의장이 회의 개최·의안 상정·가결·부결·폐회 등을 선언할 때 사용하는 ‘의사봉’, 지역민에게는 파수꾼 역할을 하며 의사봉을 쉽게 내려칠 수 없게, 의사봉을 무겁게 만들어 주는 지방의원이 필요한 때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흔히 지방의원을 생활정치인이라고 표현한다. 365일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고 호흡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방의회가 제 역할과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는 고사하게 된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내년이면 30년이다. 30년이 흐른 지금에도 지방의회는 각종 자질논란을 일으키며 개선이 아닌 개악만 거듭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은 지방의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공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를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천한 정당의 책임 있는 자세도 요구했다.
 

은재식 우리시민복지연합 사무처장.
은재식 우리시민복지연합 사무처장.

△시민단체
지역시민사회단체는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의회는 국회의원이나 중앙정부에서 벗어나서 실질적인 지역의 일꾼을 뽑는 만큼 공천 과정에서 검열이 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전면 공천제를 허용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은재식 우리시민복지연합 사무처장은 “정당은 공천을 받을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해 지역민이 믿을 수 있을 만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부패나 비리 등 후보자나 당선자의 과실이 있다면 정당이 책임져야 한다. 책임을 질 것이 아니라면 공천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이에 동의했다.

조 사무처장은 “기초의원의 도덕성과 자질문제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인 개인에게 있지만, 정당의 공천 과정이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며 “현재 공천 과정은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해당 정당의 선거를 돕거나 인맥을 통해 추천 인물이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원들은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를 관리하는 일종의 조직관리원 형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처장은 “정당은 공천받은 당선인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직을 박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근원적인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지방의원들이 자신의 역할과 규범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제 식구 감싸기’로 얼룩진 지방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방의원의 갑질이나 비리 등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의회 차원에서 징계를 내릴 방안은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방법뿐이다”며 “하지만 윤리특위가 모두 같은 지방의원으로만 구성돼 있다 보니 제대로 된 징계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윤리특위에 외부인사가 참가하거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 사무처장은 “윤리특위에서 정당한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주민투표제도의 문턱을 낮춰 주민들이 문제의 의원을 징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심사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종이 서명 외에 ‘온라인 서명청구’ 도입과 전자투표가 가능하도록 온라인 포털이나 휴대전화 앱 등을 활용해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연대센터장.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연대센터장.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를 지배하지 구조를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당 지배구조가 결국 공천만 받으면 ‘장땡’이라는 부도덕한 지방의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연대 센터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지역 기초의원 중 민주당이 대거 당선됐다. 이들 대부분이 초선의원”이라며 “결국 인물을 보고 뽑은 게 아닌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호감도를 보고 뽑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보수정당이 장악했던 기초의회에 진보정당 의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의정활동 경쟁으로 의회가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일부 민주당 기초의원들이 물의를 빚은 만큼 이제는 시민이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의원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지방의원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법과 제도에 대한 이해 등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역량이 강화된 지방의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치분권 추진으로 지방정부의 덩치가 커짐에 따라 견제와 균형 등 지방의회의 역할과 전문성이 더욱 중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정당에서 해당 교육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검증된 사람을 공천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또 당선인을 상대로도 지방의회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의원들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실질적 권능 있는 지방의회 만들어야”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의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책임정치와 자치분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지방의회는 실질적인 권능이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사실상 훌륭한 인재가 기초의회로 유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심사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주민참여 확대, 지방의회 및 집행기관 권한 확대, 중앙·지방 협력이 골자다.

현행법상 지방의회는 국회와 달리 인사권과 예산이 집행부에 예속돼 있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감시·견제해야 함에도 의회 공무원 인사권이 집행부에 있어 공무원의 적극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는 “지방의회에 권한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해 지방의회를 살려야 한다”며 “주민들을 위해 성실하게 봉사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정치를 시작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당은 공천과정에서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고 공천해야 한다”며 “공천을 받은 의원이 물의를 일으켰다면 공천을 했던 정당에서 책임져야한다. 이것이 책임정치”라고 강조했다.
 

성영태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
성영태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

△성영태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의원에 대한 교육 강화가 우선”

성영태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원에 대한 교육 강화를 위해 전문 교육기관 설립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성 교수는 “지방의원의 자질이나 전문성이 예전보다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며 “윤리나 도덕적으로 부족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은 결국 의원 개인의 문제”라며 지방의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지방의원으로 당선되면 전문교육을 받는 것은 초창기 연수 1번이 전부다. 이후 연수는 사실상 ‘해외유람’ 수준”이라며 “공무원도 제대로 된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 연수원에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전국 226개의 지방의회가 있지만, 이들을 위한 연수원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방의회 4기~6기 동안 평균 1만6천여 건의 교육연수가 진행됐고, 그중 70.9%는 일회적 간담회에 그쳤다. 연수를 받더라도 3일 이내 짧은 교육이 전체의 90%에 달하며 사실상 지방의회 교육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지방의원들이 늘어나는 업무량에 맞춰 역량을 갖추기 위해선 전문연수기관이 필요하다”며 “외유성 해외연수를 할 것이 아니라, 지방의회 연수원을 건립해 지방의원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민소환투표 활성화로 일벌백계해야”

장우영 대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책임지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소환투표를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민소환투표는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주민 20% 이상 서명으로 청구할 수 있다. 해당 지역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 투표해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대상 의원의 직무가 상실된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개표가 가능했던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의 주민투표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표결과 확정 요건 역시 3분의 1 이상에서 4분의 1 이상으로 완화했다.

장 교수는 “그간 주민투표제도가 제도적 장벽이 높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였다”며 “의회 내부의 윤리특별위원회도 같은 의원끼리 징계를 논의하다 보니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인다. 잘못을 저지른 의원이 주민이 직접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의원도 겸직이 금지됐지만, 편법을 이용해 사실상 겸직을 하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의원의 경우 사익과 결부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사업체를 가족이나 친척의 명의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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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hs87@kyongbuk.com

달서구와 서구, 교통, 시민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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