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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12. 안동 도산면 예끼마을
[우리동네 이야기] 12. 안동 도산면 예끼마을
  • 오종명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29일 20시 4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30일 월요일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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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민들의 슬픈 이야기 모아 아름답게 꽃 피운 마을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마을 전경

수몰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예끼마을’은 안동시청에서 도산서원 방향으로 30여 분 거리에 한국국학진흥원 앞 도로 아래로 동네가 나타난다.

1976년 안동댐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수몰됐고 수몰지역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마을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은 발밑에라도 두고 보려는 심산으로 산 언덕에 이주단지를 조성해 이곳으로 옮겨온다.

안동댐이 지어지기 전 서부리는 앞으로는 낙동강, 뒤로는 선성산이 자리 잡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역으로 예안의 중심지였다. ‘택리지’에서 예안은 태백산과 소백산 아래의 신령이 서린 복된 땅이라 했다.

하지만 안동댐이 조성되면서 옛 예안은 고스란히 수장되고 지금은 호수 아래 마을이 됐다. 이주 당시 400여 가구이던 이곳은 대구를 왕래하던 직행 시외버스가 운행될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던 동네였다. 장날이면 배를 타고 정성껏 지은 농작물을 한가득 머리에 이고 팔러 나오는 아지메, 고등어 한 손 손에 들고 비틀거리는 할배들로 북적이던 동네였다.

물에 잠겨 버린 전답과 함께 마을에도 하나둘 빈집이 생기기 시작했고, 촌로들만 마을을 지키는 여느 시골 마을처럼 활기를 잃어버려갔다.

수몰 전 예안면 소재지 모습
예끼마을 벽화 거리

△ ‘마을 역사와 예술로 마을을 살려보자’뜻 모아.

2011년 국책사업인 3대 문화권사업이 옆 마을 동부리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서부리에도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이때부터 수몰 후 잊혀지던 옛 이야기를 들춰내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2014년에는 ‘도산 서부리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이 시작된다. ‘마을역사와 예술로 마을을 살려보자’는 데 주민들의 의지와 행정기관의 뜻이 모아 지면서 마을은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야기마을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까맣게 이끼 때가 끼었던 담벼락은 알록달록 벽화로 이야기를 그리고, 빈집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각종 문화 행사가 개최되고, 빈집을 리모델링한 갤러리에서는 예술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주민예술가 양성을 위한 서예교실, 규방공예교실 등도 열리고, 주민백일장도 개최해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도 모았다.
 

19세기에 지은 송곡고택

△국내 첫 ‘저작권 있는 마을’.

젊음이 넘치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예끼 마을과 지역 기업이 국내 처음으로 ‘저작권이 있는 마을 만들기’에 나선다. 이때부터 조용하던 마을이 예술과 끼가 넘치는 생기있는 마을로 바뀐다.

저작권이 있는 사업은 단순히 마을 수익 목적이 아니라 주민 모두 참여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창작한 모든 콘텐츠를 많은 사람이 찾도록 여행목적에 맞게 다시 구성해 보고 먹고 즐기고 쉴 수 있는 마을로 재탄생했다.

예끼마을 근민당 갤러리

예끼 마을을 걷다 보면 새롭게 단장된 건물들을 볼 수가 있는데 그 중 으뜸은 미술 갤러리다.

선성현 옛 관아가 한옥 갤러리로 바뀐 ‘근민당(近民堂)’은 한옥의 멋과 운치로 전시된 예술 작품에 한옥 고유의 품격을 더한다. 2층 건물의 갤러리 ‘예(藝)’는 1층은 문화체험교실 교육장으로 2층은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다. 130여㎡ 규모의 갤러리에는 유명 작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 창을 통해 보이는 마을 풍경은 어떤 풍경화보다도 투명하고 서정적이다.

이렇듯 마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근민당은 미술관으로 변화했고 우체국은 많은 유명작가들의 전시공간과 교육공간으로, 마을회관은 작가 창작실로 탈바꿈해 조용하던 마을 전체에 예술과 끼가 넘치는 생기를 맛볼 수 있다.

집집 마다 담장은 벽화로 꾸며지고 빈집을 활용해 만든 마을 식당, 한옥 카페 그리고 관광안내센터로 새롭게 디자인돼 지역 예술인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한 작가들이 꼭 한번 전시를 하고 싶은 마을로 변했다.
 

선성현 문화단지와 선성수상길

△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 ‘선성수상길’.

선비순례길로 조성된 선성수상길은 주말이면 외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안동호 수면 위에 길이 1㎞, 폭 2.75m 규모의 수상데크가 설치돼 안동호의 비경을 감상하며 물 위를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선성수상길을 걷다 보면 중간쯤에 풍금 조형물이 있다. 수몰 전 ‘예안국민학교’가 있었던 곳이다. 풍금과 함께 전시돼 있는 예안국민학교 사진이 관광객들에게 일부나마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길은 관광객들에게는 물 위를 걷는 즐거움을, 수몰로 인한 ‘실향민’들에게는 고향 동네를 다시 밟아보는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아련한 걷기 여행길이다.
 

선성현한옥체험관

△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예끼마을.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올해 완공되면서 12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선성현한옥체험관은 관광객이 숙박을 하며 한옥의 참멋을 느낄 수 있는 더 할 나위없는 공간이 됐다. 8인용, 6인용, 2인용 등 6동의 숙박시설과 함께 세미나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일반 한옥과 차별화를 위해 기붕, 보, 서까래 등 대부분의 목재는 엄선된 국내산 소나무를 사용했으며 내부는 현대식으로 단장해 한옥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한옥의 풍류와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예끼마을

최근 안동와룡농협이 문화단지 위탁 운영을 맡으면서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단지 내 주말장터 운영과 로컬푸드형 직판장 운영, 주말농장 운영 등 도농교류의 장을 열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객사, 동헌, 역사관 등도 들어서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

인근에는 세계기록유산인 ‘유교책판’이 보관돼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있고 조금만 더 차를 타고 가면 경북도산림과학박물관이 있다. 도산서원과 이육사 문학관도 인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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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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