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위축된 가계 경제 등 이유로 온라인 중고 거래 곽광

코로나19 여파로 가계가 위축되면서 온라인 중고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기피해는 물론 비윤리적 게시물까지 마구잡이로 올라오고 있어 제도적 장치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시장 가파른 성장.

최근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성인 1158명을 대상으로 ‘중고거래 현황’설문조사 결과 69.3%가 중고거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쓰지 않는 물건을 처리하기 좋아서(59.4%)’를 꼽았으며, 이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어서(38.7%)’, ‘재테크의 일환으로(수입을 올리기 위해/구매 비용을 줄이려고)(28.3%)’ 등이 뒤따랐다. 중고거래를 경험한 대다수의 응답자는 ‘중고거래 앱을 이용(93.3%)’해 중고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기 피해·비윤리적 게시 사례 급증.

온라인 중고거래가 급증하면서 사기 피해 건수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군) 국회의원이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온라인 중고거래로 인한 피해 건수는 81만2235건, 피해 금액은 7666억 원으로 나타났다.

또 안전결제사기공동대응카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 9월 초까지 온라인 안전결제 사기 피해액도 251억 원에 이른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고거래사이트 ‘당근마켓’에는 ‘아이 입양합니다’‘저를 내놓습니다’등 인신매매성 글이 올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저를 내놓습니다’는 글은 당사자의 친구가 올린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온라인 중고매매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중고 사이트를 이용한 성희롱 사건도 잇따른다.

경주에 사는 한 여성(39)은 최근 당근마켓에 여성 겉옷을 판매하는 내용을 올린 결과 ‘입던 속옷까지 같이 보내달라’는 변태성 메시지가 날아오기도 했다.

야구 동호회원인 A(포항·55)씨는 “중고야구장비 밴드에서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기로 하고 송금했더니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거래가 성행하고 있지만 중고거래 사기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선제적 예방·제도적 대책 마련 절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통이 잇달아 나타나면서 선제적 자정 노력과 제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제 사례를 제재하는 것에 앞서 논란 글이나 사기피해가 이뤄지지 않도록 미연에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희용 의원은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며 “판매자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거래물품을 올린 후 구매자가 구매 의사를 표시하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유도해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피싱 사이트)로 결제를 유도하거나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성희롱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털이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예방책을 마련하고 과기부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포털사에 제도를 마련토록 권고를 해야 한다”며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계좌의 지급정지 요청이 가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신매매성 글이 올랐던 ‘당근마켓’은 최근 올바른 거래 문화와 건강한 이용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사기행위·사람 및 생명 등 불법 거래 행위·음란성 채팅 및 게시물·욕설 및 타인 모욕·차별 발언 등 서비스 경험을 저해하는 불법 게시물에 대한 제재 사항이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건강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 과정에서 이용자 간 신뢰 유지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선한 영향력과 기술의 만남으로 자정 능력을 갖춘 건강하고 안전한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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