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독립운동가에 선물…포해 선생 아들 김종해씨 기증

대구시는 1일 민족사인 이상화가 독립운동을 함께 한 지인에게 선물한 병풍을 기증받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은 ‘금강산 구곡담’을 담은 10폭 병풍.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1일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가 독립운동을 함께 한 지인에게 선물한 병풍을 기증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현구가 1859년 내금강 만폭동 위쪽인 구곡담을 답사하고 지은 시 작품 ‘금강산 구곡담’을 담은 10폭 병풍이다.

이 병풍은 상화 선생 의뢰로 대구 대표 서예가 중 한 명인 죽농 서동균(1903-1978) 선생이 행초서체로 쓴 서예 작품이며, 상화가 포해 김정규(1899-1974) 선생에게 선물했다. 포해 선생은 상화 선생과 함께 신간회 활동 등 항일운동을 함께한 인물로 전해진다. 서화 작품 가운데 이처럼 제작 연도와 얽힌 사연이 뚜렷하게 기록된 것은 드문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병풍을 대구시에 기증한 김종해(1938년 대구출생) 씨는 이상화 시인으로부터 이 작품을 선물 받아 소장했던 포해 김정규의 셋째 아들이다. 김종해 씨는 생전에 선친께서 소중하게 여기셨던 이 병풍을 이상화의 고향인 대구에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직접 대구시로 연락했고,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팀이 즉각 작품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기증 절차를 밟았다.

서화연구자 이인숙 박사(경북대 외래교수)는 “이 병풍은 일제강점기인 근대기 대구가 보유한 최대의 자산 중 하나인 이상화의 국토에 대한 생각, 교유 관계, 문화 활동을 알려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상화와 관련된 스토리로 근대의 문화 지형을 충실하게 확장하고 근대기 대구에서 활동한 인물들의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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