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일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야합해 밀어붙이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황당한 ‘정치 프레임’을 제시했다. ‘김해신공항은 정치공항이고 가덕도신공항은 경제공항’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얼토당토않은 궤변이다.

김 경남지사는 1일 화상으로 진행한 ‘더불어민주당 동남권신공항추진단-부울경(부산·울산·경남)간담회’에서 “김해신공항, 김해공항 확장안은 정치적 결정에 의한 정치공항이었지만 가덕도신공항은 우리 지역 경제의 필요, 지역 경제인들의 절박한 요청에 따른 경제공항”이라 발언한 것이 알려졌다.

김 경남도지사는 전문가들이 “정부 여당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추기식 결론을 내렸다”는 비판을 듣지 못했나. 정부 여당과 부산지역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 등이 밀고 있는 가덕신공항이야말로 정치공항이다.

김 경남지사는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김해신공항 확장안’ 결정 과정에 대해 깡그리 무시한 채 정치적 프레임을 걸고 있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지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으로부터 “경제, 안전, 환경 측면 모두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ADPi는 반면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크게 든다”며 밀양(2위)에 이은 3위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이런 결과를 낸 것이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가덕신공항이 경제성 측면에서 꼴찌 평가를 받은 것을 김 경남지사가 모를 리 없다.

당시 ADPi 연구 용역 책임을 맡았던 공항 설계 전문가 장 마리 슈발리에는 “4년 전 결론이 여전히 최선이며 바뀔 이유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기술적인 합리성보다 정치적인 고려를 우선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고언까지 했다.

2016년 철저한 검증 끝에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당시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울산시장, 경북도지사, 대구시장이 손을 잡고 환영했다. 이렇게 과학적 검증과 합의에 의해 결정된, 그것도 천문학적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주무부처도 아닌 총리실이 주도해 재검증하고 꼴찌 평가를 받았던 가덕도를 공항입지로 적합하다고 뒤집은 것은 그 자체가 지극히 정치적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가덕신공항이야 말로 ‘정치공항’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정치 도그마가 과학을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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