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 확대 소식에 수요 급증 기대

삼성중공업이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수에즈막스(S-Max)급 원유 운반선 3척을 총 1천946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이들 선박은 2023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연합.
지난달 23일 삼성중공업이 유럽지역 선주와 25억 달러(한화 2조8072억원)규모의 LNG선박 10척 분의 선박 블록·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 철강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시베리아인근에서 추진중인 LNG개발 프로젝트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쇄빙LNG선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수주계약은 삼성중공업으로서도 창사 이래 최대규모지만 지난 2015년 이후 수주절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조선업계에도 청량제 같은 소식이다.

특히 선박재료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철강업계에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계약분의 인도시기가 2025년 이어서 당장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LNG선외에 화물 및 유조선 수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빠르면 내년부터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LNG선박의 수요가 향후 급증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하나투자금융 박무현 수석연구원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50여 척 규모인 170K급 이상 멤브레인형 LNG선의 90% 이상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조선소에서 일부 수주실적이 있지만 사실상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LNG선박을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모잠비크·러시아 야말 등 대규모 LNG개발 프로젝트에 박차가 가해지면서 LNG선박 발주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각국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연료로 알려진 LNG수요가 늘어나자 카타르 등 대규모 LNG개발 프로젝트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무현 연구원은 신조선박 수요확대와 함께 기존 노후선박의 교체 수요까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10년간 발주량이 과거 30년 발주량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확대될 LNG선박시장에서도 실적 및 기술력을 앞세워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LNG선박 수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게 되면 철강수요도 그만큼 늘어나게 돼 최근 수년간 세계적인 철강과잉생산과 코로나19 등으로 위기에 처한 철강산업에도 큰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선박관련 철강업계에서는 선박 수주가 철강수요로 이어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포항지역 A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수주량 증가 소식은 있지만 실제 도크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또 앞으로 실제 건조가 시작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실적 호황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 역시 “오랜 기간 수주절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주량 확대 소식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 철강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LNG선박은 크게 LNG운반선과 LNG추진선, LNG 벙커링선 등 세 종류로 나뉘어 진다.

즉 LNG운반선은 LNG를 운반할 수 있는 탱커를 갖춘 선박을 말하며, LNG추진선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다.

또 LNG벙커링선은 LNG추진선에 LNG를 주입해 줄 수 있는 장치를 갖춘 일종의 주유소 같은 선박을 말한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