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차관 내정자는 법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돼 2년 8개월간 근무한 바 있다. 사진은 이 차관 내정자가 2020년 3월 17일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모습.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새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하면서 오는 4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징계위 당연직 위원으로 징계 청구권자인 추미애 장관을 대신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이대로 징계위가 열려서는 안되고, 참석할 수도 없다”는 취지로 사의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표적인 친여 성향 인사로 알려진 이 변호사(사시 33회)가 고 차관의 사표 제출 이틀 만에 신임 법부 차관에 내정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를 고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판사 출신인 이 내정자는 광주지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고 2013년 변호사 개업 후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서 활동했다.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으로, 법조계에서는 대표적인 친여 성향 인사로 꼽힌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법률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돼 2년 8개월간 근무했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명됐을 당시 인사청문회 준비단장도 맡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로도 거론돼왔다.

이 내정자의 임기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를 하루 앞둔 3일부터 시작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내정자는 검찰개혁 등 법무부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법무부 차관은 징계위의 당연직 위원으로, 차관을 공석으로 둔 채 징계 절차를 밟는 데 따른 부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4일 예정대로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면 문 대통령이 이를 집행하는 방식으로 여권이 이번 사태를 매듭지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을 강제로 끌어내릴 경우 문 대통령과 여권을 향한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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