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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지지율 첫 30%대, 엄중한 현실 직시해야
국정 지지율 첫 30%대, 엄중한 현실 직시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12월 03일 16시 5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2월 04일 금요일
  •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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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여론 지지가 취임 후 최저로 내려갔다.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 전주보다 6.4%포인트 떨어진 37.4%로 집계된 것이다. 이 기관의 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4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역시 28.9%로 주저앉으며 국민의힘(31.2%)에 근 4개월 만에 또 역전을 허용했다. 민주당이 20%대를 찍은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여론을 흔든 최대 요인은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처였다. 이 조처가 나오자 윤 총장은 법적 대응에 들어갔고, 검사들은 집단반발했으며, 참여연대 등 개혁 시민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서까지 직무배제는 과도했다고 비판했다. 정국 혼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후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견과 행정 법원의 결정이 모두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알려진 대로다. 리얼미터는 추-윤 갈등 이슈를 놓고 진보 진영이 나뉘면서 여권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봤다. 양인의 장기간 대립에 따른 피로감이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4월 총선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는 지지율의 의미를 여권은 무겁게 새기며 현실을 직시할 때다.

단기 현안에 출렁이는 것이 여론의 속성이기는 하지만 진보층과 중도층 지지세가 급격히 약화한 것이 여권으로선 무엇보다 걱정스러울 듯하다. 이번 조사에서 진보층과 중도층의 국정 지지도는 전주 대비 7.8%포인트, 5.5%포인트나 빠졌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9.9%포인트, 2.7%포인트의 낙폭을 기록했다. 진보 진영이 분화하고 있다는 리얼미터의 분석을 토대로 유추하면 전통 지지층인 진보층과 부동층 상당수가 여권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한 셈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는 잘못이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이른바 ‘검찰 개혁’을 이루는 핵심 요소의 하나인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 훼손 우려다. 물론 윤 총장에 대해 제기된 혐의가 다툴 여지 없이 선명하고 징계 심의를 거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절차적 정당성을 사전에 충족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거나 저감될 우려였다. 하지만 윤 총장 혐의는 논란거리가 되었고, 여권은 여론을 설득할 정도의 민주성과 합리성도 확보하지 못한 채 우군을 잃으면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검찰 힘 빼기에 찬성하는 사람들조차 지지하기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을 통한 권력 분산, 무소불위의 수사정치 등을 막을 민주적 통제만큼이나 정권의 충견화를 방지할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 증진은 검찰 개혁의 관건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

싸늘해진 민심 앞에 여권은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냉철하게 짚고 국정 운영에서 안정감을 되찾아 정국 운용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압도적 과반의 슈퍼 여당을 만들어준 다수 민의는 유능하고 겸손한 개혁 권력과 책임정치에 대한 기대여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현재진행형인 추-윤 갈등 사태의 해법이다. 여태껏 이 사안에서 여권이 보여준 것을 여론은 미숙, 무능, 무책임으로 읽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아무리 공감대가 넓은 개혁 과제나 조치라 해도 더 숙의하고 가다듬어 이행하는 것이 더 힘 있고 오래간다. 더러 옳다고 믿는 일을 원칙을 무시하고 해버리는 것이 정치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일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혹여 되더라도 두고두고 문제가 생긴다. 민주주의가 그래서 어렵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같은 정부의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원수처럼 싸우고 과거 권위를 앞세운 정부에선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도 못한 검사들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앞세워 집단행동에 나서는 현실을 계속 마주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을뿐더러 거북하기도 하다. 복귀한 검찰총장은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준수를 말하며 ‘국민의 검찰’을 강조하지만 대권주자 여론조사에 계속 이름이 오르고 야권 잠재주자로까지 조명받는다. 그런 그는 법무부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고, 심의를 거쳐 해임될 거라는 섣부른 관측까지 나온다. 모든 것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난국이다. 이를 개혁 과도기에 으레 있는 진통쯤으로 여기는 건 안이하다. 여권은 하루라도 빨리 파국적 상황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면 표층 여론만이 아니라 심층 민의까지 뒤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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