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12월 중 현장점검·조치"

3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신천동로(신천교~동신교) 일부 구간에 인도가 없어 시민이 위험하게 차도로 걷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동구 신천동 국채보상로155길(신천교∼동신교)은 약 620m 길이의 왕복 2차로 도로다. 하지만 약 240m 구간은 보행로가 없어 주민은 시속 40㎞에서 최대 60㎞로 달리는 차량과 함께 걷는다.

3일 오전 8시 30분께 인근 시장에서 장을 본 60대 주민이 인도가 없는 도로 갓길을 걸었다. 신천주공2단지아파트와 맞닿은 약 40∼50㎝ 폭의 좁은 갓길이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신천교부터 동신교 방향으로 걷는 동안 5∼6대의 차량이 주민 옆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주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3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신천동로(신천교~동신교) 일부 구간에 인도가 없어 시민이 위험하게 차도로 지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이 주민은 “처음에는 달리는 차들 때문에 다른 길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어 길을 돌아가기에도 힘이 든다”며 “이 길을 이용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차들이 알아서 비켜가더라”라고 했다.

실제 보행자를 발견한 일부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도 발견됐으나 대부분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해 보행자를 비켜가기 일쑤였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 가능한 일이지만, 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인도가 없는 구간 갓길에 늘어선 대부분 전신주에는 차량이 스친 것으로 추정되는 할퀸 자국이 가득했고, 한 전신주 보호대는 하단 일부가 뜯겨나간 상태였다.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차량이 교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동구청은 이달 중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경찰서와 대구지방경찰청, 시청 관계부서 총 6개 팀과 함께 현장을 찾아 보행로 조성이 가능한지 등 안전조치가 가능한 부분을 세밀하게 살피겠다는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상 교차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서는 보행자가 길 가장자리로 걷게 돼 있다”며 “해당 도로에 여유 폭이 있는지 점검하고 차량과 보행자가 상충하는 문제 등에 대한 안전조치를 어떻게 시행할지 늦어도 이달 중으로는 확인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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