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단결로 복지공동체 모범마을 만든다

방천걸마을과 넓게 펼쳐진 참외하우스.. 박재관 학예사 제공

방천걸마을은 성주군 선남면 도성리에서 칠곡군 기산면으로 통하는 군도 7호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그마한 시골학교인 도원초등학교를 지나 언덕을 경계로 동쪽으로 낙동강과 접하는 넓은 평야지대를 차지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작은 하천인 배나실천과 착골천이 만나는 지점, 도로변과 하천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마을 이름인 방천걸은 이웃 마을인 신흥마을이 1840년 경 개척된 이후 점점 번성하여 이곳 배나실천의 제방주변까지 마을이 형성되면서 ‘방천걸’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웃인 신흥마을을 큰집, 방천걸마을을 작은집으로 일컫기도 한다. 심지어는 큰집보다 작은집인 방천걸마을이 더 커져 버렸을 정도다.

방천걸은 이웃한 신흥마을과 같은 생활권으로 행정명인 도흥리의 중심이 되는 마을이며, 행정 편의상 도흥 1리(신흥), 3리(방천걸)로 구분돼 있다.

이웃한 신흥마을이 함평노씨와 김해김씨의 집성촌이었던 탓에 그 마을에서 뻗어 나온 방천걸에도 함평노씨와 김해김씨가 다수로, 노씨가 50%, 김씨가 20% 정도이다. 마을에는 157가구에 311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마을이야기를 전해준 전 이장 김호덕(64)씨

△참외재배로 일군 부촌의 꿈.

“경지 정리하고 나서 특작으로 수박을 하다가 참외를 하게 되면서 부촌이 됐어, 그 전에는 참 어렵게 살았는데…”

얼마 전까지 이장을 지낸 김호덕 씨(64세)의 말이다. 참외 재배로 유명한 성주군인 만큼 참외를 빼고 성주 사람들을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방천걸마을은 더더욱 참외를 빼고서 이야기할 수 없는 마을이다.

마을 동쪽 낙동강변은 예부터 넓은 들이 펼쳐져 있었지만, 경지 정리가 있기 전까지는 그렇게 산출이 많은 곳이 아니어서 주민들이 가난하게들 살았었지만 경지 정리가 되고 나서 참외를 본격적으로 재배하면서 주민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호덕 씨에 따르면 방천걸마을 앞의 들은 토질이 비옥할 뿐만 아니라 낙동강변에 위치해서 다른 곳보다 평균온도가 더 높고, 비와 눈이 많이 오지 않는 등으로 일조량이 좋아 참외재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땅에 태어난 게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하지 몰라. 조상님들이 살 자리를 잘 잡아 주신 덕택”이라고 말하는 김호덕 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2020년 올해만 해도 방천걸마을에서는 83개 농가가 참외재배를 했는데, 79만4495㎡의 재배 면적에서 참외 조수익 100억여 원을 달성해 평균 가구당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낙동강을 따라 펼쳐진 참외 비닐하우스는 바람이 일면 은빛물결을 이루어, ‘성주 8경’ 중 하나로 선정돼 있기도 하다.

△화합과 단결이 마을의 자랑.

방천걸마을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을의 제일 큰 자랑이 화합과 단결이 잘되는 것이라고 한다. 큰 규모의 시골 마을임에도 마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은 덕에 마을 공동체의 크고 작은 일들이 막힘없이 술술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원래 한 성씨가 모여 사는 마을은 잘 화합하고 단결할 것 같지만 잘 단결하지 못한다면서 방천걸마을은 노씨, 김씨에다 새로 들어온 여러 성씨가 있다 보니 오히려 잘 화합하고 단결하는 것 같다면서 마을 주민이 함께하는 예로 재활용동네마당 분리수거를 들었다.

방천걸마을의 재활용 분리수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미 20여 년 전부터 마을에서는 마을과 들판에 흩어져 있던 재활용품과 농업폐기물을 분리수거해 폐품처리 해 왔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회관에는 행정자치부 장관상장이 벽에 걸려 있는데, 그 상을 받은 이유가 재활용 분리수거를 모범적으로 전개한 마을로서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방천걸마을의 재활용 동네마당이 도로 주변에 위치하다 보니 오고 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타동네에서 투기도 발생해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고 마을의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있어 마을부녀회가 중심이 돼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재활용품 분리수거와 청소를 하는 등으로 마을의 단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방천걸 주민이 함께하는 몸건강사업, 요가

△복지공동체 모범마을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방천걸마을은 지역주민의 주체적 참여를 통한 복지공동체 구축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성주군 이웃사촌복지센터의 시범사업 운영마을로 지정되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 복지계획을 수립해 행복한 복지마을 조성을 위한 사업으로 주민이 함께 모여 지역주민 간 유대감을 돈독히 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지역문제를 예방 및 해결해 보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성에 맞게 방천걸마을에서도 주민들의 주도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근래 있었던 간담회 등을 통해 도출된 마을의 여러 이슈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방천걸마을에서는 차곡차곡 복지마을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방천걸 꽃길.

우선 마을 주민이 함께해서 이룬 결실이라고 한다면 방천걸마을 쉼터정비와 방천걸 꽃길 조성사업이 있다.

어른들의 쉼터임에도 불결해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던 쉼터가 주민들이 합심하여 청소하고 그림을 그려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보기 싫었던 방천걸 소하천변에 제초작업을 실시하고 정비해 코스모스 꽃길을 조성,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 가을의 추억을 선물했다.

최근에 결성된 마을 밴드인 ‘방천밴드’는 마을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회 회원 중심으로 결성됐는데, 밴드의 운영방안뿐만 아니라 마을을 위한 봉사활동도 함께 고민하고 있는 등 음악활동 위주의 단순한 밴드 활동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방천걸 마을회관 뒤편에 최근 건립한 마을여성회관은 지속적인 복지공동체 운영을 위한 장소로 사용될 예정에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지만 방천밴드의 강·연습장소, 요가·댄스 등 몸 건강사업을 펼쳐 나갈 장소로 활용할 계획에 있다.

도움말=박재관 성주군 학예사.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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