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포스텍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제근 교수, 장 카이쎈 (Zhang, Kaixuan) 박사.

포스텍·서울대 공동연구팀이 전원 꺼져도 안 지워지는 고속 메모리를 개발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제근 교수, 장 카이쎈 (Zhang, Kaixuan) 박사 공동연구팀은 2차원 반데르발스 물질 인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이 물질이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자성물질은 자석의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뒤바뀌는 자석 물질로서, 자석의 N극과 S극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자기 메모리에 연자성 물질을 사용하면 낮은 에너지로도 N극과 S극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정보를 쉽게 쓸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연자성 물질은 자기장에 살짝만 노출돼도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기 때문에, 자기메모리를 연자성 물질로 만들 경우 정보를 안정적으로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메모리에 대한 기존 연구는 모두,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 강자성 물질을 사용해 이뤄져 왔다. 단 이 경우 N극과 S극의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을 주어야 하고 이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Fe3GeTe2로 만들어진 자기메모리의 개략도
Fe3GeTe2로 만들어진 자기메모리의 개략도

 

포스텍-서울대공동연구팀에 의하면, Fe3GeTe2는 강자성 물질로서 N극과 S극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새로운 정보를 쓰려고 할 때만 Fe3GeTe2를 연자성 물질로 바뀔 수 있고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의 안정성과 정보 저장의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포스텍 이현우 교수는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특이한 형태의 스핀-궤도 토크가 생겨나면서 Fe3GeTe2가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며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박제근 교수는 “작은 전력으로 빠르게 자료를 처리하고,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저전력 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실현에 한발 다가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리더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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