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석 기자

최근 우연찮게 ‘이장과 군수’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20년 친구 간의 라이벌전과 우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하지만 영화 속에 군수인 친구가 지역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국책사업인 방폐장 유치를 추진한다.

이러한 가운데 한 지역 유지는 자신의 로비를 듣지 않는 군수에게 앙심을 품고 방폐장 유치 반대 투쟁단을 조직해 대규모 시위와 음모를 꾸며 군수를 곤경에 빠뜨린다.

영화에 보듯이 중소도시 어느 지방에나 그 지역만의 유지와 기득권들이 있다.

대부분 그들은 자신들만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말 잘 듣는 자치단체장이나 기관장들을 원하지 개혁이니 변화니 하는 것은 싫어한다.

그럼 영천시는 어떠할까? 근래 경북도·대구·서울 등 대도시에서의 근무 경력을 가진 대부분 기관장들은 영천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유인 즉 이곳은 지역적으로 대구에서 가까워 교통여건이 좋고 각종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가 적은 곳이며 도농복합도시로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 임기 동안 그냥 그래 지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도시라는 거.

하지만 여기에 발령을 받아 대도시에서 배운 전문지식이나 정책, 사업 등을 접목해 시도하려 하면 부딪치는 게 많아 골치 아픈(?) 도시 중 한 곳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특히 일명 기득권자와 지역 유지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려는 의식과 자신들의 입김(?)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열심히 일 하려는 기관장들이나 자치단체장, 의식있는 사업가 등 많은 분들이 의지가 꺾여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마음을 사라지게 만든다.

돌이켜보면 영천을 거쳐 간 많은 기관장들이나 자치단체장들은 제대로 일도 해보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떠나갔다.

결국 누구의 손해인가, 현재 여기에 살고 영천 시민의 손해이며 미래에는 우리들의 자식과 후배들에게 면목이 없다.

영화의 한 부분과 같이 서로 딴지만 걸다 보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가정에는 가장이 있듯이 지역에는 어른(?)이 앞장서서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부족한 부분은 소통하며 서로 화합해서 잘사는 영천을 만드는데 모범을 보여야 한다.

또 이왕이면 지역 유지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사회지도층들은 비판이 아닌 비평으로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 모도 더불어 잘사는 도시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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