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예스치과 원장

턱관절은 입을 벌릴 때 귀 앞쪽 부분에 돌출되면서 만져지는 관절로써 일상생활 중에 씹고 말하는 등의 행동을 할 때 끊임없이 기능을 하는 중요한 관절입니다. 평소에는 음식도 잘 씹히고 턱에서 소리가 안 났는데, 어느 날 갑작스레 턱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리는데 통증을 느낀다면 ‘턱이 빠졌나, 턱이 틀어졌나?’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갈 것입니다. 턱을 만져보니 좌우 모양도 다른 것 같고, 거울을 보니 한쪽만 얼굴이 부은 것도 같고, 삐뚤어진 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턱관절 문제로 치과에 내원한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이처럼 턱이 틀어진 것이 아닌가에 대해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턱관절 장애에 관한 역학 조사를 살펴보면 20-40세 인구에서 유병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심미적으로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안면 비대칭에 대한 환자분들의 걱정은 이해가 됩니다.

턱관절은 좌우에서 각각 관절을 이루고 있지만 좌우 아래턱뼈가 가운데에서 하나로 붙어 있기 때문에 다른 관절과 다르게 좌우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이런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한쪽 턱관절 뼈에 염증이 생겨서 뼈가 흡수되면 안면 비대칭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안면 비대칭은 성장기에 유전적인 원인이나 외상에 의해 좌우 턱뼈의 길이가 다르게 성장해서 생기게 되고, 통증이나 다른 증상 없이 턱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만 있다면 이로 인해 턱이 틀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수 주 이내에 나타나기 시작한 경우에는 염증이 관절 주변의 인대에 국한된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골격 구조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턱관절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거나 증상이 지속되지 않았더라도 몇 년 동안 간헐적으로 턱관절 불편감이 있었다면 턱관절의 골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골관절염이 생기면 관절 뼈가 흡수되어 턱이 이환측으로 틀어지고 이환측의 어금니가 먼저 닿고 반대측 어금니가 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턱을 움직일 때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증상이라도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얼굴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턱관절 디스크 변위로 인해 과두 걸림이 생긴 경우를 예로 들면, 성장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청소년기에 외상이나 다른 이유로 턱관절 디스크 변위가 생기고 이환측 하악 과두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을 때는 이로 인해 아래턱의 편측이 성장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라도 성장이 완전히 끝난 성인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턱관절 디스크 변위로 안면 비대칭이 생길 확률은 낮습니다.

골격적인 변화가 없어도 안면 비대칭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편측 저작을 하는 경우입니다. 우리 몸의 근육은 많이 쓰면 근육이 발달하고, 안 쓰면 퇴화되게 되는데 음식을 씹을 때 턱에 통증이 있어서 또는 습관적으로 편측으로 저작을 하게 되면 좌우의 근육 크기가 달라지고 이로 인해 예전과는 얼굴형태가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환경에 적응을 하고 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변화된 모습은 내 몸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이고, 어쩌면 스스로 적응했기에 통증이, 관절의 어긋남이, 개구제한이 더 심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안면 비대칭이 턱관절 장애의 결과로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1년 이상 턱관절에 증상이 없고, 임상 검사 및 영상 검사를 통해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고 진단이 되면, 악교정 수술과 교정치료를 통해 안면 비대칭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혜진 포항 예스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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