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진로·건강 고민 해소…편리·안전한 비대면 서비스 인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야 할까요…내년은 올해랑 다를까요?”

직장인 김은남(가명·30)씨는 다가오는 2021년 1월 신년운세를 보러 갈 예정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친구와의 관계 등 걱정과 고민은 많은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치면서 건강 염려증까지 커지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보통 호기심에 운세나 점을 보는 편인데 한 해 동안 조심해야 할 부분들을 미리 알게 되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안정감을 찾게 된다”며 “점괘에 따라 내 인생의 방향을 정하진 않지만 내가 가진 고민에 대해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해주는 자체만으로 상담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말 그대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는 가운데 다가오는 2021년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여전히 우울할 것이라는 불안이 함께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일부분이라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은 사주 및 운세 서비스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화 사주나 운세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가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운세 앱 ‘점신’의 이달 사용량은 첫주(11월 30일~12월 6일) 10만7864시간, 둘째주(12월 7일~13일) 9만9143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평균 이용시간 8만770시간을 기록했던 지난 5월에 비해 최대 약 35% 증가한 셈이다.

또다른 운세 앱 ‘포스텔러’는 이달 첫 주 5만8876시간, 둘째주 6만782시간을 기록했다. 이 역시 5월 주간 평균 대비 약 30% 늘어난 수치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타로·관상·사주 관련 게시물은 10만 개를 훌쩍 넘었고, 지난 2일 포털사이트에서 한 관상 테스트 앱이 20대 인기 검색어에 들기도 했다.

앱 이용객들은 비대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편리함’을 꼽았다.

따로 시간을 내 철학관을 방문하거나 기다리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심리적 위안과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비대면 상담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앱 운세 서비스의 경우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기 때문에 진솔하게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

고민을 털어놓고, 현재 상황을 공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이 치유되는 심리적 방역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젊은이들이 사주나 타로 등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면 주체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SNS 이용자는 “운세를 자주 보는 편인데 오늘 무엇을 먹을지부터 언제 잠들지, 어떤 색 옷을 입을지까지 일상생활에 제약을 걸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주명리학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만큼 운세를 맹신하지 않고 재미로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운세 탓으로만 돌리고 스스로 발전하지 않게 된다”면서 “10~20대 젊은이들이 본인의 가능성을 막고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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