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나흘간 1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잇따라 확진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시는 읍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고 다방 등에 대한 집합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특별행정명령이 발동, 조기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나타낸 구룡포 주민 1명이 양성 판정을 처음 받았다. 이어 25일 2명, 26일 4명, 27일 오후 4시 현재 10명 등 나흘 만에 구룡포 주민 및 직장을 이 지역으로 둔 구룡포 관련자 17명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는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연휴를 지난 28일의 확진자 증감이 ‘구룡포 코로나19 확산 여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룡포는 겨울철 과메기와 오징어·대게 주산지로 유명한 관광지이자 연말연시 해돋이 관광객도 많은 곳이다. 시는 이 지역 감염이 확산하자 특별행정명령을 27일 0시를 기해 발동했다.

전 읍민 대상 코로나 진단 검사, 어민이 많이 이용하는 다방과 노래연습장 등에 집합 금지, 소재지 내 3인 이상 실내 소모임 금지가 주 내용이다. 불응 시 추후 손해배상 등 구상권을 청구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시는 25일부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구룡포읍민도서관 옆에 ‘구룡포읍 긴급 선별진료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검사는 무료이며, 신상 비공개로 진행된다. 출항 중인 어선에 대해서도 무전을 통해 입항 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7일 기동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읍민도서관에는 검사를 받기 위한 긴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 들어나 보일만큼 긴장된 모습으로 줄을 서고 있었다.


구룡포 인구는 11월 기준 7618명. 이중 읍 소재지에 4000명 가량이 거주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까지 1200여 명, 27일 2000여 명을 검사해 읍내 인구 다수에 대해 검사를 조속히 완료해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키로 했다.

또 실거주자, 영업행위를 위한 수시로 방문하는 자 등에 대한 전체 검사도 계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동해안 최대 어업 전진 기지이자 겨울철 유명 관광지인 만큼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는 계속 나온다.

구룡포와 가까운 해맞이 명소 호미곶광장과 주차장 전체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폐쇄됨에 따라 ‘풍선 효과’로 구룡포 지역에 관광객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구룡포 주민은 “주말 사이 관광객이 물밀듯 몰려왔는데, 확산을 막기 위해 구룡포 방문 자제를 부탁 드린다”며 “주요 지점에서 방문객 발열 검사 체계 구축과 관련 주의 사항 전파를 위한 인적·물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도 호소했다. SNS를 통해서도 포항(구룡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만큼 ‘올해 해맞이를 포기하고 포항에 오지 말기를 바란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룡포는 동해안 최대 관광지이자 포항 경제 중요한 한 축”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