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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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약을 마시면서 소크라테스(BC 470~399년)는 “내가 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찌 되겠는가”라 했다. 이 말은 ‘준법정신’을 말할 때 흔히 입에 올린다.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고 옥중에 30일간 살았다. 그동안 탈옥 기회도 있었다. 당시 재판관들은 은근히 그러기를 바랬다. 사형집행일이 다가오자 친구 크리토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탈옥을 권했다.

“도망치려는 나에게 국법이 찾아와 이렇게 묻는다며 뭐라고 대답하겠나. ‘소크라테스, 너는 법률과 국가조직 전체를 파괴하려는가. 너는 한 번 내려진 판결이 아무 실행력도 없고, 한 개인에 의해 무시된 다음에도 그 국가가 존립하고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소크라테스가 크리토의 권유를 거절하며 되물은 말이다. 법은 만인이 지켜야 할 신성한 규범으로 반드시 존중되고 준수돼야 함을 소크라테스가 강조했던 것이다. 법이 권력이나 여론에 의해 무시되고 유린 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연일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면서 범여권 동료 의원들에게 탄핵 동참을 호소하는 편지까지 보냈다. 열린우리당 최강욱 의원 등 여권 일부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SNS에 윤 총장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여당 의원의 글을 공유했다. 자신이 징계 청구를 해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내린 ‘정직 2개월’ 처분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까지 받았지만 법원이 징계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이 사단을 낸 추 장관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탄핵론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이 ‘검·판사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나훈아처럼 기원전 시대를 살다 간 소크라테스형에게 “이 나라 법치가 왜 이래?” 물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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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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