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해상 상황 수시로 급변…난방기구 사용·조업활동 주의"

좌초어선 자료사진.경북일보DB
해마다 겨울철 어선이 기상 악화와 화재 등으로 침몰·폭발하는 등 사고가 집중돼 조업 활동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7시 44분께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돼 제주해경이 실종자를 30일 현재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사고 선박에 승선원 7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 등 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

같은 날 오후 1시 35분께 포항 호미곶 북동쪽 약 4㎞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A호(3t급·장기면 선적)에서 선원 B(60대)씨가 해상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포항해경은 “그물 투망 중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고 줄과 갈고리로 구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어 무전으로 다른 어선을 불러 추락한 B씨를 인양했으나 결국 숨졌다”는 선장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대형 어선 사고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양사고는 2014~2018년까지 최근 5년간 봄철(3∼5월) 2453건, 여름철(6∼8월) 2943건, 가을철(9∼11월) 3321건, 겨울철(12∼2월) 2274건 등 총 1만991건이 발생했다.

수치상으로는 겨울철에 사고가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큰 인명피해가 나는 대형 어선 사고는 겨울철에 집중된다.

겨울철에 침몰(25%), 화재·폭발(26%) 등 대형 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한 풍랑과 폭설 등 급격한 기상 변화가 잦고, 강추위로 인해 선내 난방기구 등 화기 사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수온 등 영향으로 사망과 실종 등 인명피해가 다른 계절에 비해 큰 편이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 2일 오전 11시 16분께 포항 구룡포 동쪽 12㎞ 해상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던 자망어선 A호(4.73t, 승선원 3명)가 전복돼 승선원 3명 중 2명이 숨졌다. 당시 포항 앞바다의 파도는 1∼2m로 비교적 높지 않았으나, A호는 너울성 파도의 영향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올 초까지 4개월간 제주 해상에서 어선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19년 11월 19일과 25일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과 서귀포시 마라도 해상에서 통영 선적 대성호(29t·승선원 12명)와 창진호(24t·승선원 14명) 등 어선 2척이 화재로 인해 연이어 침몰했다.

이 사고로 대성호 승선원 12명 중 3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또 창진호 승선원 14명 중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겨울철 어선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겨울철은 풍랑특보가 자주 발효되는 등 해상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정보를 항상 확인하고, 난방기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겨울철에 사고가 나면 낮은 수온 때문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 어선끼리 바로 구조를 할 수 있도록 어선 2∼3척이 선단을 이뤄 고기잡이에 나서는 선단선 조업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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