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대구의 한 헬스장 관장이 새해 첫날 자신이 운영하는 헬스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 48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헬스장에서 50대 관장인 A 씨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는 A 씨의 가족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대구에서 하루 확진자가 900여 명을 돌파하며 헬스장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환불과 기간 연기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은 헬스장 관장들만 가입이 가능한 한 인터넷 카페에서 알려졌다.

‘대구 헬스장 관장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 합니다’라는 게시글에는 “대구에서 신천지 때문에 2달 문 닫고 너무나 힘들었다. 이제 좀 살만하나 했더니 대단한 K 방역으로 헬스업계 곡소리가 난다”며 “얼마나 힘들고 억울하셨으면 본인 헬스장에서 삶을 포기하셨을까. 가족들은 얼마나 원통할까”라고 쓰여 있었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B 관장은 “A 관장의 죽음이 알려지자,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헬스장 관장들이 침울해 하고 있다”며 전국의 모든 피트니스 관계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쳐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직원들 급여를 모두 주고 나니 통장에 남아있는 돈이 12만 원뿐이었다”며 “그나마 대구는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월세도 못 내 대출을 받는 관장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앞서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와 네이버 카페 ‘헬스 관장 모임’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식당과 카페, 목욕탕 등의 업종은 일부 영업을 허용하면서, 우리에게만 강력한 잣대를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하며 삭발 투쟁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시대, 실내체육시설도 제한적, 유동적 운영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피트니스 업계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10만3183명이 동의했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확보하고, 극단적 선택의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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