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경남농기원 분석, 품질 10%·생산량 7% 향상 확인

규산질 슬래그 비료를 사용한 논(왼쪽)과 그렇지 않은 논(오른쪽) 모습
포스코가 철강 부산물로 만든 규산질 슬래그 비료의 우수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3일 포스코에 따르면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김필주 교수팀과 경남농업기술원이 지난해 슬래그 비료로 재배한 쌀이 다른 쌀에 비해 품질과 생산성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규산질 슬래그 비료란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남은 슬래그를 가공해 입상으로 제조한 비료로, 식물 생장을 돕는 가용성 규산(25~30%)과 토양개량을 돕는 알칼리분(40~4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실증 연구는 경남 사천·전남 순천·대전 등 3개 지역에서 동일한 조건에서 이 슬래그 비료를 사용한 곳과 사용하지 않은 곳으로 나눠 진행한 결과 슬래그 비료을 사용해 재배한 쌀의 밥맛이 1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밥맛을 떨어뜨리는 단백질과 아밀로스의 함량이 낮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포항제철소 임직원들이 올해 8월 ‘규산질 슬래그 비료’로 키운 옥수수를 해도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과 아밀로스 함유율이 낮을수록 쌀밥은 부드럽고 끈기가 강하고 맛 평가가 높아진다. 이와 함께 쌀의 등급을 좌우하는 완전립의 비율도 높아져 상품 가치가 한층 향상됐으며, 수확량도 7% 이상 높아졌다.

비료를 사용한 경우 벼의 이삭수와 등숙률(벼 이삭이 익은 정도)이 모두 증가해 논 1마지기(200평) 당 24㎏이나 더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슬래그 비료는 쌀 맛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환경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

슬래그에 미량 함유된 철 이온(Fe3+)이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15~2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농가 소득은 물론 지구 대기 환경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포항제철소 임직원들이 규산질 슬래그 비료로 고구마 등 농작물 2000㎏을 재배해 지역 내 소외 계층에 기부하는 등 규산질 슬래그 비료를 활용한 다양한 나눔 활동에 활용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 1974년부터 포항·광양제철소에서 나온 슬래그를 비료업체에 공급, 현재 한국협화·제철세라믹·효석 등 국내 8개사가 규산질 슬래그 비료를 생산해 80% 이상이 농협을 통해 농민들에게 무상 공급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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