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우리 모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악몽의 2020년을 보냈다.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마저 실종된 신축년 새해의 풍경 또한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우리 모두의 염원인 코로나 종식은 언제쯤 될지, 얼어붙은 경제는 언제쯤 해빙을 맞을지, 이러다 서민들의 생업은 얼마나 추락할지 등 끔찍한 걱정과 우려들이 꼬리를 문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30여 국가에서 이미 시작되었다는데 우리 국민은 이를 그저 바라만 보는 딱한 처지가 됐다. 자칭 방역월드컵의 우승후보라던 K-방역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축구황제 펠레의 저주’처럼 실망만을 안겼다. 이에 더해 코로나 블루(우울감)마저 지친 국민의 마음속을 파고들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희망을 말해야 할 신년벽두에 우리 국민은 지금 정치·경제·사회 등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과 불안, 걱정과 우려의 기운이 무겁게 깔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이 난국에 갇힌 국민을 구출해야 할 정부여당은 남 탓하고, 연장 탓하는 무능을 드러내며 국민을 더 옥죄고 있다. 그간 겉치레에 가려졌던 무능한 속살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현 정부에 등을 돌리는 국민도 점점 늘어나는 듯하다.

부패한 정권보다 무능한 정권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부패한 정권은 그로 인한 피해가 일부에 그치지만 무능한 정권은 국민 전체에 피해를 안기기 때문이다. 한시라도 빨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유능한 정부, 국정운영에 책임을 지는 진정한 정부로 거듭나기를 촉구해본다. 이는 국가의 명운과 직결되는 시급한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비록 힘겨운 한해를 시작하지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가슴에 품어야 살아가는데 용기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이 몹쓸 코로나 대유행이 종식되고 나면 우리들 삶의 환경이 달라지고, 먹고 사는 방법에도 근본적 변화가 따르는, 이른바 뉴 노멀 시대가 전개된다고 한다. 개인이든 지역이든 국가든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지역과 국가의 위상에도 크나 큰 변화가 따른다고 한다.

‘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이 있듯이 지역과 리더의 역량도 위기가 닥치면 확연히 드러난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우리가 가진 역량을 결집할 중차대한 시기이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핵심현안은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 이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모든 역량을 모으는 일이다. 기회란 평온한 환경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큰 위기 속에 큰 기회가 숨어있고, 기회는 또 준비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관산학연 등 지역의 모든 주체들이 코로나 이후 대응에 함께하는, 소위 ‘어깨동무 원팀’을 구성하자. 이어 우리의 생활환경에 어떤 변화가 따를지, 이러한 변화는 또 어떤 산업을 일으킬지, 그 산업은 또한 지역과 어떤 연관성을 가질지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으자. 그 소통과 통합의 힘으로 지역발전의 비전과 전략도 전면 재검토해 미래 100년의 성장동력들을 일으키자.

대한민국의 변방이 되어버린 웅도 경북과 그 수부도시 포항이 제2, 제3의 성장동력을 가동하며 흔들리던 위상을 굳게 세우고 환동해·동북아·환태평양의 중심으로 나아가자. 꿈과 희망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사람들이 몰리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흐르고, 활력을 찾으면 작금의 포항과 경북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일거에 해소될 것이다.

2021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해피 바이러스로 변이되어 포항과 경북에 흩날리는 원년이 되기를 신년벽두에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