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가금농장 AI 발생 건수가 43건으로 늘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방역에 가려져 AI 방역을 상대적으로 등한히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AI 발생에 따른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지난 2014년 고병원성 AI 사태 당시 보다 더 많다. 경북도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경북 4개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돼 25 농가 가금류 80만7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2014년 당시 경북지역 3개 농가가 확진돼 모두 37개 농가 가금류 53만4000여 마리가 살처분 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다. 당시에는 전국이 떠들썩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사태에 가려져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 경북 도내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상주는 육계 농가만 60여 곳에 이르는 국내 최대 가금류 산지다. 상주는 농가 확진으로 5개 농가 가금류 55만9000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어 지난달 25일 경주의 양계밀집 단지인 희망농원에서 확진돼 17개 농가 20만1000마리가 살처분됐다. 31일에는 경주 메추리 농가에서도 확진돼 1농가 1만1000마리가 처분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4일 구미에서도 확진돼 2개 농가 3만6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렇게 경북에서만 해도 피해가 엄청날 뿐 이니라 AI 확산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언제 잦아들지 가늠할 수 없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4일에도 충남 천안시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중수본은 발생농장 반경 3㎞ 내 사육 가금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반경 10㎞ 내 가금농장에 대한 30일간 이동 제한 및 AI 일제검사를 실시 중이다. 또 발생지역인 충남 천안시 소재 모든 가금농장에 대해 7일간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 가금농장(관상조류 농장 2건) 고병원성 AI 발생은 지난해 11월 26일 전북 정읍을 시작으로 총 43건이나 된다. 새해 들어서도 지난 1일 경북 경주와 전북 고창, 경기 김포와 전북 부안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또 2일 전남 무안, 4일 충남 천안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는 등 전국이 쑥대밭이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농가가 책임감을 갖고 방역 수칙을 지켜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방역 활동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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