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시대 희망 메시지

문중근선장
문중근선장

모래를 품었든 물도, 황토를 머금었던 물도 짙은 에메랄드 보석으로 끌어안는 곳이 바다다.

동해의 파도를 본 사람들은 말한다. 파란 바다가 아니고 하얀 꽃의 바다다.

바다의 파도는 양면성을 가지고 우리와 함께 공존해왔다. 파도는 바다의 모든 생명체에게 먹이를 실어나르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니 바다가 늘 평온하기만 하다면, 바다에 생명체는 살 수 없어 어업인의 삶도 없을 것이다.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온한 삶만 지속한다면, 행복한 순간의 희열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지난해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로 너나없이 힘들었던 한해였고, 올해도 이 파도는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열심히 조업해도 판매가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업인들은 이 파도가 잔잔해질 때를 대비한 준비를 하며 한해를 힘겹게 보내야 했다.

만선이면 판로를 걱정해야 했고, 어획량이 적으면 출항 경비를 걱정하며 어깨에 힘이 빠져야 했던 긴 시간이었다.

그나마 어업인들이 이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에너지는,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해준 파도의 내성이었을 것이다.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어업인은 어떤 직업보다 치열한 생존 전쟁을 하면서 살아왔다. 3D 직업이라며 젊은이들이 꺼리는 직업을 논할 때면 늘 앞자리를 차지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 바다의 무한한 가치를 알아본 젊은 어업인이 많아진 것은, 어업인으로서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전에 부모님께서는 ‘자신이 속한 곳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행복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른 새벽 출항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대게 그물을 올리면서 희열을 느낄 때면,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던 행복이 내 옆에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모쪼록 새해에는 코로나19라는 파도가 없어져, 모든 어업인이 이 행복을 실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신축년인 2021년 올해는 하얀 소의 해이다.

하얀소의 기운 덕분에, 하얀 꽃의 파도와 함께하는 우리 어업인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므로 바다를 지키고 바다를 보존하며, 그 삶터를 이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물을 받아들인 바다가 주는 풍성한 어획을 기대하며, 안전하게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의 무사 귀항을 하게 되길 바란다.

바다는 우리가 사랑하고 조심한 만큼, 올해도 우리 옆을 지키는 삶의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행복과 희망의 투망을 힘차게 시작해보자!
 

최길동 기자
최길동 기자 kdchoi@kyongbuk.com

영덕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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