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주요대학 수시 최종 등록률 하락세 뚜렷
대학관계자 "구조조정 등 특단의 대책 없으면 공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시험장인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엄지를 들어보이며 시험장을 나오고 있다.경북일보DB

지역 대학의 학생 충원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학령인구 감속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북·대구지역 각 대학은 지난 5일 수시모집 등록을 모두 마쳤다.

경북대는 수시에서 3342명을 선발한 가운데 등록한 인원은 2722명으로 등록률 81.5%를 기록했다.

지난해 모집인원 3301명 중 2932명이 등록, 등록률 88.8%와 비교하면 7%p 이상 떨어진 수치다.

경북대의 경우 상주 캠퍼스의 등록률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전체 등록률 하락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대구 캠퍼스는 지난해보다 3% 정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계명대는 지난해 모집인원 3685명 중 3597명이 등록, 97.6%의 등록률을 보였다.

올해는 3634명 모집에 3369명이 등록, 등록률은 지난해보다 5%p 가까이 감소한 92.7%다.

영남대도 3522명 모집에 3201명 등록, 등록률은 90.9%이며 지난해 93.4%보다 2.5%p 낮아졌다.

그나마 3개 대학은 등록률 하락이 10%를 넘지 않았지만 10%p 가까이 떨어진 대학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가대는 지난해 90.8%의 수시 최종 등록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83%로, 경일대는 87.5%에서 81.1%로, 대구대는 91.5%에서 76.5%로, 안동대는 79.3%에서 64.9%로 떨어졌다.

위덕대 역시 81.5%에서 66.4%로 급감했으며 일부 대학들은 등록률 공개를 꺼리는 등 등록률 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시모집 등록률 하락에 대해 대부분 대학이 학력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학력 인구가 줄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감소로 이어졌고, 수시 합격 최저학력 기준이 평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등급이 비율로 측정되는 만큼 응시생 감소에 따른 최저 등급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다른 지역이나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대학으로 학생들이 빠진 것이 등록률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경북대 상주캠퍼스와 같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학력인구가 감소가 파급되면서 경북권내 대학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수도권 대학들도 학령인구 감소에서 자유롭지 않아 복수 지원한 학생들이 추가 합격으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경북·대구 지역이 상대적으로 대학이 많은 것도 학생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대학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학력인구 감소가 대두 돼 경쟁률 하락은 겪었지만 큰 틀에서 학생 충원은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벽을 실감하고 있으며 정시모집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결국 전체 정원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낸 것은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동안 수시 추가 합격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알리지 않은 경북대의 경우 내년부터 개별 통보를 고려하고 있는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대부분 대학이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지난해 올해 각각 6만5000명의 학령인구가 준 여파가 올해 터졌다”며 “구조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역 대학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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