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4년도 안되 내부 전선 녹아…"보증기간 지났다" 수리비 덤터기

2억 원 상당의 벤츠 차량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선이 녹아내렸다. 사진은 A 씨의 차량 트렁크에 설치된 커넥터에서 열이 발생해 계기판과 연결된 전기선이 녹아내린 모습. A 씨 제공.

A씨는 2018년 2월 1억5800만 원을 주고 벤츠 S클래스를 구매했다. 출고 1년이 지난 중고차지만 수입 중고차 공식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을 통해 구매했기에 믿을만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주행 중이던 차량의 운전석 계기판이 갑자기 꺼졌다. 차선변경 시 방향지시등이 작동하지 않았고, 정차 후 시동조차 꺼지지 않았다. 원인은 접촉 불량. 트렁크 쪽 커넥터에 연결된 계기판 전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녹아내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녹아내린 전선을 복구하는데 수리비만 400만 원이 청구됐다. 부품비보다도 트렁크에 설치된 커넥터에서 계기판까지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해 부품가격보다 공임이 더 든다는 것이다. A씨는 “접촉사고가 있었거나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문제라면 내가 책임지겠지만, 차량 내부에 설치된 멀쩡한 전선이 녹은 것은 차량결함 아니냐”며 “2억 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량이 4년도 안 돼 내부전선이 녹아내리는 결함이 발생했는데, 제조사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최초 계기판에 꺼졌을 때도 서비스센터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 운행을 하다가 며칠 만에 또 계기판이 꺼졌다”며 “깜빡이, 속도를 표시하는 계기판이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꺼진다고 생각해보라”고 울분을 토했다.

서비스센터는 보증기간이 끝난 만큼 무상 수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A씨의 차량 연식은 2017년 1월로 소모품 보증기간인 3년이 지나서다.

전문가는 해당 사고가 단락으로 인한 현상으로 추정했다. 단락은 전압이 발생하는 두 점 사이를 도체로 잇거나 접속되는 사고를 말한다. 단락이 되면 단락 지점에는 과도한 전류가 흐르게 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진상으로는 단락으로 인해 발생한 열이 커넥터와 전선을 녹인 것 같다”며 “과도한 단락 전류로부터 관련 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퓨즈가 설치돼 있을 텐데, 어떤 이유에선지 퓨즈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계기판에 연결된 전선이 녹아 해당 문제점을 파악해 오히려 다행”이라며 “계속 방치했다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량을 판매한 더클래스 효성 측은 A씨에게 현재 퓨즈가 작동하지 못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알려왔다.

서비스센터 측은 “전자기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부충격, 수분의 유입, 컨트롤 유닛(커넥터)의 노후에 따른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며 “고객과 소통하며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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