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신이 아니라서 너나없이 본의 아니게 실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바로 잡는 태도다. 특히 위정자들은 언행이 잘 못 됐을 때 신속하게 참회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대부분 위정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나 반성하기에 앞서 변명 또는 남에게 떠넘긴다.

반성하지 않고 남을 탓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자칫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빠뜨린다.

프랑스의 위대한 사상가 루소는 소년시절 도둑질을 했다. 그리고 여자 하인이 한 것으로 거짓말을 했다. 착한 여자 하인은 루소가 한 짓을 알면서도 자기가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 한 마디 하지 않고 누명을 씌고 주인에게 쫓겨났다. 그 후 루소는 자신이 했었던 비열한 행동, 거짓말 때문에 착한 하인이 쫓겨났던 그 잘 못된 행동을 스스로 탓하며 괴로워했다. 그 괴로움이 날로 더해 잠자리 꿈에서까지 불쌍한 하인이 나타났다. 루소는 그 괴로움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참회록에서 그 사실을 밝히고 자기 자신을 신랄하게 비평했다. 루소는 뒤늦게 참회하고 반성을 했으나 그 일로 평생 괴로워하며 살았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는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거짓 언행을 하고 변명한다. 그들에겐 정의나 신뢰 공정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어떤 경우도 참회와 반성은 하지 않은 채 변명으로 일관한다. 그것도 편을 갈라 벌 떼처럼.

다수 국민들의 아픔이 들끓어도 정치지도자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다시 말해 선택적 포착 선택적 청취 선택적 발언 선택적 믿음 그 이외는 나 몰라라 한다. 오직 자신의 영화만을 생각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하는가 하면 법이 규정한 제도도 무시한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 지적한 사람과 논리싸움을 시작 주어진 권력을 이용 자기방어로 잘못을 지적한 자의 약점을 들춰 다툼을 한다. 다툼에 대해 제3의 기관이 시시비비를 가려 결론을 내렸음에도 당사자는 참회나 반성은 그만두고 침묵으로 어물쩍 넘긴다. 아니면 말고 태도다.

더욱 더 한심한 것은 인사청문회법에서 정한 정부 내 장관 등 중요 직에 해당 대통령이 임명하기 전 국정수행능력과 자질에 대해 국회가 적부를 검토 행정부에 통보하면 그 청문보고서를 참고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인사청문회에서 의욕을 밝혀 고위공직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는 등 인사청문회법을 입법부나 행정부가 지키지 않은가 하면 제19대 국회와 제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몇 번씩이나 공언하고도 실행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그 이외에도 걸핏하면 국민에게 이렇게 하겠노라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은 등 규정도 언행도 불일치 국민에게 실망을 수없이 주고 있다. 그리고 반성할 줄 모른다. 반성보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시치미를 뗀다. 그게 우리 정치실상이다.

사회지도자들이 참회와 반성에 무관심하자 국민들 너나없이 위법 부당한 언행 서슴지 않고 하고서도 반성이나 참회는 나 몰라라 한다. 윗물이 더러우니 아랫물이 깨끗할 수 없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참회하지 않고 남을 탓하고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는 장기적으로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뿐이다.

그와는 달리 자신을 반성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분노로 인격을 상실하지 않고 재물에 의지가 흔들리지 않으며 의심으로 이성이 마비되지 않는다. 자신을 반성하고 참회할 수 있어야 경중을 따져 취사선택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을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 곧 자신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참을 중시하는 인간이라면 자신이 한 언행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잘 못된 것에 대해서는 참회하고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정치지도자를 포함한 각급 지도자에겐 더 없이 중요하다. 그런 사회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