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멩이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감상> 사랑을 오래 하면 저울질을 하게 마련입니다. 사랑을 아낌없이 주었는데 대가가 없으면 원망하게 되므로 그 사랑은 깨지기 쉽지요. 그대 향한 기대가 높을수록 사랑은 무너지기 쉬우니 반비례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막대저울에 추를 달듯 가슴 한복판에 무거운 돌덩이 하나는 매달아 놓아야 사랑을 유지할 수 있죠. 처음엔 그대에게 베푸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다음엔 그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초점이 놓이고, 차츰 베푼 만큼 받는 것이 없으니 미움으로 돌변합니다. 사랑에도 당연히 외로움, 서러움, 미움이 따르기 마련이니 우리 사랑이 날아가지 않게 가슴 위에 돌무더기를 쌓아야 하겠습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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