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쓰레기매립장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 발생적인 것인지, 일부러 낸 불인지 의심스럽다. 소방당국은 대형 쓰레기매립장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방화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지만 쓰레기매립장에서 유독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소방당국의 주장대로 쓰레기매립장에서 이렇게 쉽게 자주 자연발화가 일어난다면 쓰레기매립장 설치와 관리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쓰레기매립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나면 그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쓰레기매립장의 화재는 막대한 쓰레기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방화로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난 9일 엄청난 불길과 매연을 내며 타오른 포항 호동쓰레기매립장 화재의 피해액은 고작 300만 원이다. 이에 비해 쓰레기가 타버린 바람에 포항시가 처리비용 5억 원 상당을 남기게 됐다는 후문이다. 포항시가 지난달 호동매립장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예산 5억 원을 확보하고 재활용업체 선정을 위한 발주를 진행하던 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북에서만 해도 포항과 안동, 구미 등 쓰레기매립장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포항 호동매립장 화재로 폐기물 9000여t이 전소 됐다. 이보다 앞서 7일에는 안동시 광역 쓰레기매립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3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다. 소방차 19대와 100여 명의 인력, 헬기까지 동원돼 밤샘 진화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구미시 산동면 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 불이나 발화한 지 8일 만에 꺼지는 등 전국 곳곳의 쓰레기매립장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일보가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통해 최근 3년간 국내 쓰레기 관련 화재 발생 건수를 분석해봤더니 지난 2018년 2457건, 2019년 2550건, 지난해 2945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경북지역만 해도 2018년 63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는 143건으로 폭증했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매립장 화재가 모두 자연발화라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최근 한파 속에 쓰레기 매립장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다. 이런데도 쓰레기매립장 화재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근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쓰레기매립장 화재가 폭증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소방당국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쓰레기처리장에서 자연발화가 일어난다면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소방 당국이 안 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한꺼번에 엄청난 공해를 유발하는 쓰레기매립장 화재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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