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대한체육회장선거 제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이기흥(오른쪽)·이종걸 후보. 대한체육회 제공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일(18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 회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기흥 후보의 ‘대세론’이 막판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선거는 지난 13일 이종걸 후보와 강신욱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무산되면서 수도권과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기흥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선거 막판 후보들간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데다 돈(지원금)을 주겠다는 후보까지 등장하면서 이번 선거가 혼탁 양상에 이어 포퓰리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5선 국회의원 출신 이종걸 후보는 지난 9일 열린 후보자 정책토론회장에서 “(수영)연맹 회장을 하면서 이기흥 후보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도 들었다”면서 “이 후보의 자녀가 대한체육회 산하 한 경기단체에 위장 취업해 비용을 사실상 횡령했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비방했다.

단국대 교수인 강신욱 후보 역시 이날 토론회에서 ‘잘못된 스포츠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감독 선생님들이 외국에 나가거나 국내에서 대회 할 때 ‘까드깡’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라고 발언해 지도자협의회가 집단 반발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정책토론회 이후 강 후보는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에 “표현상 오해가 있었다”며 즉각 사과했지만, 협의회는 안내문을 통해 지지거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이종걸 후보 측이 이기흥 후보를 직권남용 및 공금횡령 협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고, 이기흥 후보 측은 같은 날 이종걸 후보의 무고 혐의에 대한 형사 고발장을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

또 이종걸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10만 명의 체육인과 체육계 종사자들에게 1000만 원씩을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약을 하자 이기흥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종걸 후보가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포퓰리즘으로 이끌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기흥 후보 캠프 관계자는 “뼈 속까지 정치인인 이종걸 후보가 이번 체육회장 선거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은 뒤 “후보자의 오만함과 조급함에서 비롯된 자살골성 기자회견”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 1년 예산이 4000억 원 수준인데 이종걸 후보자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1조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라며 “코로나19로 취약 가정에 지급하는 긴급 지원금이 100~300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형평성의 차이가 커 현실성 제로인 공약”이라고 일축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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