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기자

제 37회 전국소년체전이 열리는 광주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푸른 하늘과 녹색의 공원들로 둘러싸여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환경속에서 전국에서 출전한 1만여명의 초·중학생들은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그동안 갈고닦아왔던 노력을 다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광주의 하늘만큼이나 티없이 맑은 동심을 멍들게 하는 것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심판들의 편파판정이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르다보면 심판들도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오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자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특히 야구와 같이 순식간에 상황이 벌어지는 경기의 경우 오심의 가능성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2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경북 경주중과 대구 경상중의 경기에서 나선 심판들은 결코 오심이라고 할 수 없는 편파판정들로 인해 결국 승부의 결과가 달라져 버렸다.

경상중은 1회말 공격에서 1점을 뽑아냈으나 6회초 수비에서 경주중에 2점을 내주며 역전당해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7회말 경상중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자 구심의 판정이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특히 2사 2루의 상황에서 구심이 스트라이크가 확실한 볼들에 대해 수차례 볼로 판정을 내리면서 2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어 줬으며, 경상중은 마침내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어이없는 판정과 끝내기 안타가 터져나오자 경주중 선수들은 모두가 자신의 수비위치에서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물론 이들이 주저앉은 이유는 다 이겨놓은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이지만 이전 두차례의 볼넷이 나오는 상황에서 구심이 제대로 판정을 했다면 3진으로 경기가 끝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어느 야구인은 "어른들의 농간에 아이들의 가슴이 멍들어 간다"며 이날 구심의 편파판정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털어냈다.

같은 날 수피아여고에서 열린 경북대표와 상주대표간의 여중부 농구 준결승전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경북대표팀이 상주중 센터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승부가 기울고 말았다.

광주의 아름다운 하늘을 더럽혀 버린 심판들에게 "당신의 자녀가 그런 편파판정을 받았을 때 어떤 심정일 것인지"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모든 심판들이 어린아이들의 가슴에 멍에를 남겨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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