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철 얼음조각가

얼음 조각은 묘한 빛을 내며 맑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보는 각도와 빛의 방향에 따라서도 다르고 스스로 녹아내리며 아름다운 미를 창출한다.”

35년간 눈·얼음조각 작품의 세계를 열어 온 사람이 있다.

그는 정해철(63) 대한얼음조각협회 감사다. 정 감사는 우리나라 얼음조각의 선구자로서 대한 얼음조각 협회를 창립하고 10여 년간 회장을 맡으며 얼음조각에 대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왔다.

일본 샷보르 눈꽃 축제를 모티브로 한 강원도 태백·대관령 눈꽃 축제를 직접 기획 만든이다.

정 감사는 예천군 용문면 중림동 출신으로 예천 농고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이 어려워 정수 직업 훈련원에 들어가 목각을 배웠다.
 

2009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정해철씨의 얼음조각작품(남대문)

얼음 조각을 시작하게 된 것은 군 제대 후 목각의 실력을 알아본 지인의 소개로 워커힐 호텔에서 얼음 조각을 시작해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에서 아트실장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가 만든 작품만 수천 개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작품은 한 점도 없다. 축제와 행사의 막이 내려지면서 작품은 스스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1984년 얼음조각 작품 활동을 하던 이들은 10여 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0명이 넘는다.

국내의 얼음조각 축제는 7개 정도다. 태백·대관령·양주 눈꽃축제 등이다.
 

2015년 경기도 연천 구석기 눈꽃축제 정해철씨의 작품(피라미드)

얼음 조각에 필요한 장비는 톱·얼음 집게·전기톱·전동그라인드·평끌·원형각끌·각끌(각도)·창칼·냉각제·줄자 등이다. 장비에 따라 많은 힘과 정교함이 필요하다.

정 감사는 “얼음 조각은 만든 지 2시간이 지나면서 녹아내릴 때가 가장 예쁘다”며 “녹아내리는 물방울이 조명을 받을 대 반짝거리는 것이 수정 구슬과 같다”고 했다.

얼음을 작업하는 동안 시원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정 감사는 “작품을 만들 때는 많은 힘과 에너지가 소비되면서 거의 옷이 땀범벅이 된다”며 “많은 사람이 기술은 배우려고 오지만 대부분이 힘이 들어 못 하겠다며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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