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운 환동해연구원 원장
문충운 환동해연구원 원장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정치이념의 양극화는 국민의 갈등과 대립만 부추기고 있고, 특히 소득의 양극화는 중산층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소득의 양극화는 코로나 대유행도 한몫을 했지만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등 대부분 정책의 실패에 기인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당초의 정책목표는 실종되고 되레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없애 결과적으로 양극화 촉진정책으로 전락했다. 부동산정책 또한 무주택자와 청년들에게 박탈감과 절망감만, 부자들에게 불로소득만 듬뿍 안겼다.

평등·공정·정의를 강조하던 이 정부는 역설적으로 고용·소득·자산 등 여러 면에서 양극화의 골을 후비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호언하던 정책담당자들은 실패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어디론가 떠나거나 다른 자리를 꿰찼다. 국민의 심정은 ‘양치기 소년’ 같은 정책에 ‘보이스 피싱’을 당한 것 같은 황당하고 참담할 뿐이다.

지금 3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여권 내부는 물론 정치권이 ‘선별’이냐 ‘보편’이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와 고용시장이 최악인 상황에서 분배를 개선하려면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야할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미국 공화당 연방상원의원(플로리다)인 마코 루비오가 2019년 11월 미국 가톨릭대 연설에서 제안한 ‘공공선(公共善) 자본주의’가 논란이 되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 보고서’를 보낸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는 전통적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경제 철학과 정책 방향으로, 이른바 ‘함께 행복한 따뜻한 자본주의’일 것이다. 소득 양극화로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배려가 여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의 최고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이보다 우선하는 국가 정책은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재난을 당한 사람이나 빈민을 구제하는 구휼(救恤)제도가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일 뿐 양극화는 늘 상존했다. 그래서 분배의 순기능을 낳을 수 있는 나눔과 구휼은 늘 최상의 덕목으로 강조되어 왔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 대유행,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세계교역질서의 재편,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인구구조의 변화, 기후변화, 4차산업혁명 도래 등 경제 환경의 대전환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4대 환경변화로 △비대면·원격사회로의 전환 △바이오시장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스마트화 가속 △위험대응 일상화 및 회복력 중시를 꼽는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앞으로 수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란 엄중한 경고가 내포되어 있다.

이에 우리 지역은 선택과 집중, 즉 지역 맞춤형 성장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정책담당자들에게 양극화 완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창업·성장할 수 있도록 제반 지원기반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정책마련을 제안해본다. 이는 비록 거대 정책은 아닐지라도 양극화 완화를 위한 작지만 강한 정책이자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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