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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의 말과 삶] 말의 작용과 반작용
[박영석의 말과 삶] 말의 작용과 반작용
  • 박영석 계명대 특임교수·전 대구MBC 사장
  • 승인 2021년 01월 18일 16시 50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1월 19일 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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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특임교수·전 대구MBC 사장
박영석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특임교수·전 대구MBC 사장

말도 작용한 대로 반작용이 일어난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뉴턴의 3법칙이다. 모든 작용력에 대하여 항상 방향이 반대이고 크기가 같은 반작용의 힘이 따른다는 것이 바로 이 법칙이다. 말도 힘이 되어 상대에게 건네지면 같은 크기와 모양을 한 상대방의 말이 반작용처럼 되돌아온다.

그래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뿌린 대로 거두게 된다’는 말이 있다. 또,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고운 일 하면 고운 밥 먹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도 있다. 종과득과(種瓜得瓜), 자업자득(自業自得). 인과응보(因果應報)와 같은 말도 마찬가지로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경험적으로 잘 입증해주고 있다.

알든 모르든 누구에게나 고운 말을 건네면 좋은 말이 돌아오고 욕이나 험담을 하면 나쁜 말을 듣게 마련이다. 따뜻하게 말하면 좋은 대화 분위기가 되지만 화를 내면서 말하면 어떤 자리든 금세 험한 분위기가 되고 만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원리처럼 늘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고 반복된다. 결국 대화에 있어서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는 말처럼 말이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같은 말이라도 크기나 세기, 높낮이, 빠르기에 따라서도 그 작용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호칭 하나에서부터 표정이나 태도 하나하나에 의해서도 말의 색깔은 변화한다. 이처럼 말은 미세한 부분까지 상대에게 작용을 미치고 그것에 따른 반응도 각각 달라지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푸줏간 백정과 양반 이야기’가 있다. 백정과 고기를 사러온 두 양반 사이에 주고받는 짧은 대화를 통해 일상에서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일깨워준다.

어느 날 나이 지긋한 백정이 운영하는 장터 푸줏간에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그중 한 양반이 먼저 백정의 이름을 부르며 반말로 “이 놈아! 고기 한 근을 다오”라고 했다. 백정은 말없이 고기 한 근을 베어 주었다. 함께 온 다른 양반은 백정이 비록 천한 신분이지만 나이도 많고 해서 이름 대신에 “주인장, 여기 고기 한 근 주시오” 하면서 젊잖게 고기를 주문했다. 백정은 고맙다면서 기분 좋게 고기를 잘라 주었다. 그런데 고기 한 근이 앞선 양반의 것보다 갑절이나 될 정도로 많아 보였다.

먼저 고기를 산 양반이 이를 보고는 화가 나 “이 놈아! 같은 한 근인데 어째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그러자 백정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손님 고기는 ’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주인‘이 자른 겁니다!”라고 하자 양반이 바로 말문을 닫았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말하고 대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억도 하지 않고 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방이 한 말이나 태도에만 집착하며 속상해 하고 화 낼 때가 많다. 개중에는 자신이 한 말은 포장을 하거나 속 빼놓고 상대방의 말만 되씹으며 주변에 험담까지 늘어놓는다. 그것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절교라는 파국도 불사한다. ‘내로남불’을 넘어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말의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생각한다면 상대방의 반응은 대화 상대인 자신의 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거슬리게 작용한 때문에 그런 반작용이 나왔을 수 있다. 물론 특별한 성정의 소유자도 있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작용이 가해진 대로 반응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상대를 탓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이 한 말과 태도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역시 말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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