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수요단상] 지역대학의 위기와 과제
[수요단상] 지역대학의 위기와 과제
  •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1년 01월 19일 16시 15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1월 20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지역대학이 생존 기로에 서 있다. 지역대학의 위기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이라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 우선 학령인구 감소와 관련하여 올해는 처음으로 대입정원보다 대입자원이 적은 해이다. 따라서 많은 대학이 입학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대학입학 정원은 49만5000명이고 대입가능 인원은 47만9000명이다. 대입가능 인원이 모두 대학진학을 한다고 해도 약 1만6000명 가량이 부족하다. 한편 수도권대학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해져서 지역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학교의 최근 5년간 자퇴생이 약 3000명에 달하고 있다. 자퇴사유로는 수도권 대학으로의 진학을 위한 재수와 반수의 증가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원인 외에도 지역대학의 위기 요인은 다양하다.

우선 대학 내부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그간 사회환경은 많이 변화했지만 지역대학의 교육과정은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 간의 전공별 커리큘럼도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사회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했고, 대학별 특성화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신입생 유치를 위한 장학금, 해외연수 등의 인센티브는 확대되는 반면 등록금은 근 10년간 인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사립대학 재정의 상당 부분은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등록금 동결은 지역대학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대학의 투자저하와 경쟁력쇠퇴로 이어져 악순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정책당국의 무기력을 들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대학입원 정원을 1단계(2015-2017년) 4만 명, 2단계(2018-2020년) 5만 명, 3단계(2021-2023년) 7만 명 등을 감축하겠다고 계획을 내놓았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대학구조개혁의 주체를 대학 자율로 전환하였다.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사실상 책무를 전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위기 요인에 대응한 지역대학의 향후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대학의 특성화와 내실화가 필요하다. 대학경영은 외연적 확대 위주에서 벗어나 내실화와 대학 간 연계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유대학, 연합대학원, 공동교육과정 등을 모색하고 대학 간 상호보완적 관계 형성에 힘써야 한다. 또한 대학별로는 순수학문과 실용학문의 학문영역 간, 공학·인문사회과학·예술 등의 학문 분야 간 강점을 살린 특성화가 필요하다.

둘째, 지역대학의 안정적인 운영과 투자가 가능하도록 국가예산의 지원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예산에서 국비 비중은 OECD 국가 중에 낮은 편이다. 대학교육은 특정 대학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고급인력을 배출하는 일이다. 등록금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지역대학은 수도권대학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지역대학 역시 경영효율화, 교육내용 내실화 등의 자구적인 노력이 있어야 국비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인정될 것이다.

셋째, 정책당국은 인센티브를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학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통합, 정원감축 등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당근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경우 평생교육, 직업교육, 직업재훈련, 전문인력교육 등으로 기능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대학이 스스로 변화하는 동시에 정책당국은 적절한 정책지원을 시행하는 줄탁동시(?啄同時)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