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모집에서 영·호남 지역 대학 10곳 중 8곳이 경쟁률 3대 1을 넘지 못했다. 사실상 미달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전문대학도 마찬가지다. 지방대학이나 전문대는 줄어드는 학생 수 문제로 폐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먼 지역 대학에서 서울로 올라갈수록 경쟁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속설이 현실화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과 대구지역 대학도 올해 정시 모집에서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가 3대 1의 경쟁률을 겨우 넘겼을 뿐 대구대(1.8대 1)·대구가톨릭대(1.97대 1)·대구한의대(1.98대 1) 등은 1대 1의 경쟁률을 겨우 넘겼다. 하지만 수험생 1명이 3회 중복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시 경쟁률이 2.5~2.7대 1이면 사실상 1대 1이라는 분석이다. 경북과 대구지역 많은 대학들이 사실상 정원미달로 봐야 한다.

18일 마감한 지역 전문대학 정시모집에서도 학과별 미달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경쟁률도 2대 1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방대학들이 ‘입학만 하면 아이폰’이라는 학생 유인 광고까지 내는 지방대와 전문대의 절박함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 2019년 8월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대학 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지방대학에 제대로 지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방대학이나 전문대학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대학 자율 혁신 방안도 문제다.

당시 교육부가 제시한 지역 대학의 미래 모습에 대해 △지역 주민 전 생애 교육 △지역산업 직업기술교육 기관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사실상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라는 권고나 마찬가지다. 지역의 수많은 대학들을 취업자 업무 능력을 높이거나 퇴직자의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만든다는 것은 산술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학이 무너지면 곧 지역이 무너진다. 거점 지역대학을 살리고 수도권 대학도 고통을 분담하게 해야 한다. 지금처럼 수도권 대학이 학생을 흡수하면 지방에 살아 남을 대학은 없을 것이다. 지방 대학의 통폐합과 함께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 지방의 특수성에 맞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들도 예상된 위기에 대한 자구책 마련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슬림화·특성화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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