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0일 문 대통령의 ‘위안부 판결 곤혹’ 발언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발언이 아닌 만큼 좋게 받아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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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는 경북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한일 간 현안을 위해) 노력을 하는 중에 위안부판결 문제가 더해져서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발언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말 그대로 대통령이 양국 간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중에 위안부 판결 문제가 나와서 곤혹스럽다고 한 것이지 별다른 의도가 있었겠나”라고 반문하며 “왜 그걸 나쁘게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20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75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권변호사 시절 약자와 함께했던 대통령께서 피해자들이 30여 년 싸워 이뤄낸 판결의 국제인권사적 의미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일본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진실을 규명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실천을 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가능케 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 할머니는 문 대통령을 옹호하면서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합의는 공식적인 합의였다”며 “그런 토대 위에서 피해자 할머니들도 동의할 수 있는 해법을 한·일이 찾아 나가자”고 했다. 이 할머니는 “2015년 합의는 텔레비전을 보고 알았다. 당사자가 없는 합의가 어딨느냐”며 “2017년 정부가 2015년 합의는 해결책이 아니었다고 공식 발표까지 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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