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들어가기 전 짧은 퍼레이드…기분 어떠냐 묻자 ‘엄지 척’
취임식장인 의사당은 물론 백악관 주변 등 곳곳 폐쇄…전례 없는 풍경
과거 군중 대거 몰렸던 내셔널몰은 텅 빈 채 19만여개 깃발로 채워
취임식장인 의사당은 물론 백악관 주변 등 곳곳 폐쇄…전례 없는 풍경
과거 군중 대거 몰렸던 내셔널몰은 텅 빈 채 19만여개 깃발로 채워

테러 우려에 따라 극도로 강화된 보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취임식장인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통상 취임식 때 수많은 군중이 몰리는 명소인 의사당 앞 내셔널몰도 폐쇄돼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대신 이곳에는 19만1천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이 꽂혔다.
‘깃발의 들판’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간은 코로나19와 보안 문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날 취임식에 가지 못한 시민들은 집에서 TV를 시청하며 새 대통령을 응원했고 워싱턴DC의 일부 시민은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환호하거나 종을 흔들며 축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뒤 백악관으로 향하던 중 전용 차에서 내려 가족과 함께 짧은 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다만 거리에는 축하 인파 대신 경찰과 기자, 자원봉사자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NBC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거리를 걷던 중 누군가 큰 소리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행진이 끝나갈 무렵 NBC의 기상 앵커인 앨 로커가 마침내 대통령이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좋아요”라고 답변했다.
이어 백악관에 들어가기 직전엔 NBC의 마이크 메멀리 기자가 비슷한 질문을 하자 “집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워싱턴은 주 방위군과 철책, 검문소가 있는 요새로 변모했다”며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의 보안 인력이 취임식 축하객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는 약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돼 경찰과 함께 시내 곳곳을 순찰하며 검문 검색에 나섰다.
미 전역에서 투입된 2천300여 명의 법 집행 인력도 미 비밀경호국(SS) 주도의 보안 작전을 지원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중심부에 설치된 통제 구역인 그린존처럼 시내 중심부에는 출입이 통제됐고 이 구역에 있는 지하철 메트로 역은 폐쇄됐다.
AFP통신은 “워싱턴DC는 무장 기지의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이라고 삼엄한 분위기를 표현했고, 많은 인파가 모이는 내셔널몰 역시 “대통령 취임식 날에 텅 빈 전례 없는 광경”이라고 전했다.
버지니아주와 워싱턴DC를 연결하는 교량들도 대거 봉쇄됐다. 의사당 동쪽 터널을 지나는 유니언역의 열차 운행과 시외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해양경비대도 포토맥강 등 워싱턴DC 주변의 주요 수로를 차단하고 순찰에 나섰다.
거리에서도 평소와 같은 축하 인파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공원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 주민도 거리를 다니려면 일일이 신분증을 보여줘야 했다.
WP는 이전의 다른 취임식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각지에서 온 수천 명의 인파가 거리를 누비고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넘쳐나는 카니발과 같은 풍경이 연출됐지만, 이날 거리는 텅 비었다고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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