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론 개정본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가 20년 전에 쓴 ‘중론’을 수정·보완한 ‘중론 개정본’(도서출판 오타쿠)을 출간했다.

제2의 부처라고 칭송되는 용수의 ‘중송’에 대한 청목의 주석서 ‘중론’의 우리말 번역이다. 1993년 처음 출간된 이후 독자의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 ‘김성철 역주, ‘중론’을 20여 년 만에 대폭 수정, 보완, 개정했기에 ‘중론 개정본’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중론’에서 용수는 중관(中觀)논리라고 불리는 반(反)논리적 논법을 통해 실재론적 종교관을 비판함으로써 불교적 지혜의 궁극인 반야 공성(空性)의 진정한 의미를 드러낸다. 중관논리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법에 근거해 구사되는 ‘연기(緣起)의 논리’이고, 반야경의 공성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공의 논리’이며, 흑백논리를 비판하는 ‘중도의 논리’이고, 이성적 사유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해체의 논리’이며, 우리를 생각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해탈의 논리’이고,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열반의 논리’이다.

이 책에는 ‘중론’ 가운데 용수가 직접 저술한 게송에 한해 한역문과 산스끄리뜨 원문, 그리고 우리말 번역문을 병치함으로써 각 게송의 의미가 보다 분명히 드러나도록 했다. 아울러 앞으로 ‘중론’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분들을 위해서 각 게송의 산스끄리뜨 원문에 대한 문법해설을 각주에 실었다. 세계적으로 ‘중론’의 현대어 번역이 많지만, 이 책의 특징은 산스끄리뜨 문법 주석에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간행하는 ‘중론 개정본’에서는 주석의 산스끄리뜨 문법 해설의 오류를 적지 않게 수정했다. 아울러 본문 중의 한자를 모두 한글로 바꾸었고, 설명주도 더러 수정, 보완했다.

김성철 교수는 “독자는 ‘중론’의 정교한 논리를 세심히 따라가면서 지금까지 갖고 있던 자기 자신의 분별의 때를 씻어내기만 하면 된다. 책을 덮으면 ‘중론’의 내용은 잊어야 한다. 그리고 세속 속에서는 씻어진 만큼의 소신대로 선악과 시비를 분별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곤 하루 중 시간을 내어 다시 ‘중론’을 읽으면서 그 이해의 깊이만큼 자신의 분별의 때를 조금 더 세척하면 되는 것이다’며“모든 사상이나 관념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 즉 이기심이나 자의식까지 진정, 실천적으로 깡그리 해체될 때 나와 남의 구분이 사라지는 관세음보살의 동체대비행(同體大悲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중관적인 공의 논리는 결코 윤리관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나의 이론 체계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중론’은 반야 지혜의 자각과 함께 초윤리로써 진정한 윤리까지 산출하는 사상적 실천서인 것이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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