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주부터 적용할 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대구 달서구 이월드 놀이공원 내에 있는 카페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며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 시행되는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는 음식점,헬스장,카페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오후 11시까지 가능하며, 특히 카페는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지만 머무르는 시간이 1시간으로 제한된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3차 대유행의 기세가 사그라지면서 이달 31일 종료되는 거리두기의 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의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밤 9시까지 운영시간으로 인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일명 ‘깜깜이 확진자’비율이 20%대를 웃도는 데다 영국발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주 확진자 발생 흐름을 지켜보면서 오는 31일 종료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92명으로 23일 431명보다 39명 줄었다.

최근 한 주간 신규확진자 발생 건수는 18일 389명, 19일 386명, 20일 404명, 21일 400명, 22일 346명, 23일 431명, 24일 392명으로 하루 평균 392.6명꼴로 발생했다.

참고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 발생 확진자는 일 평균 365.3명으로 2단계 범위(전국 300명 초과)로 내려왔다.

이러한 감소세에도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해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매일 수십 명 단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가족모임과 직장 등 일상 공간에서 산발적 감염도 잇따르는 등 ‘잠복 감염’이 여전해서다.

신규확진자 수가 감소하는데도 감염 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지난달 9일 19% 이후 20%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남아공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역시 방역 대응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 19의 도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심지어 무서워지고 있다”며 향후 방역 대응의 주요 변수로 변이 바이러스를 꼽았다. 그는 “국내 코로나 19의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영국발 변이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간다”면서 “지난해 12월의 악몽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1.7배 센 것으로 알려져서다.

방역 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재 일각에서 확진자 감소 양상을 고려해 밤 9시까지인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늦추거나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처를 완화하는 의견도 나오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확진자 수가 수백 명 선에서 왔다 갔다 하겠지만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면 아직 방역 단계를 확 낮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 역시 “작년 가을을 생각하면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였지만 3차 유행을 겪으면서 확 늘어났다. 지금 확진자 수가 줄긴 했지만 아직 설 연휴가 남아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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