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세상 보는 단어
[삼촌설] 세상 보는 단어
  • 황기환 동부본부장
  • 승인 2021년 01월 25일 16시 51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1월 26일 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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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동부본부장
황기환 동부본부장

‘문세먼지’란 말이 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3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언급한 단어다. 미세먼지 책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만든 신조어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런 단어를 많이 쏟아냈다. ‘국민분통수석’, ‘북적북적 정권’, ‘조조라인’, ‘막말 연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조어(造語)는 정치권 일각에서 흔히 사용한다. 짧고 자극적인 단어가 지지층의 마음을 좀 더 사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전에 없던 새로운 단어를 남발할 경우 호평과 함께 자칫 비판도 받을 수 있다. 신조어는 억지로 꿰맞춘 듯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일반적인 단어 선택으로도 충분하다. 찾아보면 시대의 흐름을 내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어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해마다 연말이면 의미 있는 단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한 해의 사회문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올해의 단어 역사는 1971년 독일에서 시작됐다. 미국에서도 1991년 이후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빽빽하다는 의미의 ‘밀(密)’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일본도 1995년부터 시작했다. 2006년부터 시작한 중국은 올해의 단어로 ‘빈곤완화’를 선정했다.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여러 단체에서 올해의 단어를 선정·발표하고 있다. 비록 짧은 단어지만, 그 속에는 한해를 돌아볼 수도 있고, 한 해의 소망을 담을 수도 있다. 단어 하나로 한 해의 세상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때마침 경주에서 대학교수 위주로 구성된 K-문화융합협회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단어를 서예로 시연하는 행사를 연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의미만 부여했을 뿐 붓글씨 시연은 국내 최초다. 한 단어로 세상보기와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하려는 이번 행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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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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