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고서 분석 결과

코로나19 이후 주요 의원 과목별 요양급여비용 증가율(2020년 상반기 기준). 보험연구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빠진 대한민국이 ‘코로나 블루’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울·불안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사람은 전년 대비 최대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은 25일 ‘연령대별 정신질환 발생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분석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상반기 진료심사 실적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내원일수(의료이용)는 1년 전보다 9.9% 증가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우울·불안 증상이 정신과 이용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월별 정신과 환자 수 증감율 및 연령대별 정신질환 환자 수 증감률. 보험연구원 제공
특히 대구 신천지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지난해 2월, 정신과 진료인원은 20대(남성 13.7%, 여성 21.7%)와 30대(남성 12.3%, 여성 13.0%)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불안장애 상담 건수는 2020년 상반기 기준 1만8931건으로, 2019년 전체 실적(1만3067건)보다도 무려 44.8%나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전반적인 병원 방문 환자는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소아청소년과의 내원일수는 1년 전보다 35.9% 줄었고, 이비인후과(-24.5%), 내과(-6.6%), 외과(-6.6%) 등도 의료 이용 감소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마스크 착용 등으로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감소하는 등 경증환자 또는 10세 미만 유아의 의료이용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진료가 크게 늘어났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정신과 진료인원의 증가 추세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사회적 고립감·건강염려증·경제상황 악화 등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동겸 연구위원은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재택근무, 모임 취소 등이 보편화 되면서 과거보다 외부인과의 교류가 크게 줄어들어 고립감과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평소와는 가벼운 증상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는 경우가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 같은 건강염려증은 건강취약계층인 고령층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경기 침체와 실업률이 급등할 경우에도 소비활동에 제약이 따르면서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신 질환에 따른 진료 인원과 진료비는 지난 5년(2015~2019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251만1000명이던 진료 인원은 2019년 322만4000명으로 연평균 6.2%씩 늘었다.

여성(연평균 6.5%)이 남성(5.9%)보다 더 많았다.

연령대별 증가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20대(12.1%), 70세 이상(8.7%), 60대(6.1%), 30대(5.9%) 등을 기록했다.

여성은 20대(13.6%), 10대(9.8%), 70세 이상(8.5%), 60대(7.0%) 순이다. 양쪽 모두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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