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정기 후원·물품 기부

이달 15일 오순향 후원자(가운데)와 한동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잠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동대 제공
매년 겨울이 되면 손수 뜨개질한 옷과 목도리 등을 한동대학교 외국인 학생들에게 꾸준히 전달해온 오순향 후원자(88)가 미담이 되고 있다.

25일 한동대에 따르면 오순향 후원자는 지난 1999년부터 20년이 넘게 정기 후원과 물품후으로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교회 권사인 오 후원자는 1990년대 말 고 김영길 한동대 초대 총장을 집회에서 만나고 난 후, 대학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같은 교회 몇몇 성도와 함께 한동대 후원을 시작했다.

특히 2013년부터 최근까지 8년간 스웨터·조끼·카디건·모자·목도리 등 직접 뜨개질한 물품 420여 점의 물품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매년 50여 벌 정도의 스웨터, 목도리 등 뜨개질한 물품을 일 년 내내 고이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해온 것이다.
2017년 오순향 후원자와 한동대 외국인 학생들의 만남의 날 행사 기념 사진
오 후원자는 뜨개질 재능 기부 계기에 대해 “한동대 후원을 꾸준하게 하던 중 2010년 병환으로 입원하게 됐고, 병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뜨개질을 생각했다”며 “더운 기후의 나라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의 추위에 잘 적응하며 학업에 열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목도리·스웨터 등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오순향 후원자는 지난 2017년 한동대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식사를 하며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뜨개질 선물을 받은 말레이시아 출신 락쉬메 스와나(생명과학 3학년)는 “뜨개질 할머니에게 받은 목도리와 모자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할머니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랏심바자피 페노소아(창의융합 3학년)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제 인생에서 추위를 겪어본 적이 없었고, 한국에 온 이후로 겨울이 되면 추위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다”며 “기부자님께서 주신 모자와 목도리에 담긴 따뜻한 정이 감사하다. 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순향 후원자는 지난 15일 외국인 유학생들을 잠시 만나 “매년 학생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또 따뜻하게 겨울을 지냈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고생해서 만든 보람을 느꼈다”며 “이제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더 이상 만들기는 어려워 아쉽지만, 한동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고국에 돌아갔을 때 한국에서 받은 사랑과 복음을 전하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도하며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 이렇게 저에게 너무 귀한 선물인 그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순간이다”고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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