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신공항 대응책 고심

국민의힘이 4·7 재보선을 앞두고 요동치는 당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때 집 값 상승 논란 등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10% 이상 앞서던 여론조사 지지율이 최근 재역전 되거나 근소한 차로 좁혀지면서 지도부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지율은 28.7%로 민주당(31.3%)보다 낮았다. 한때 앞섰던 중도층 지지율도 27.1%로 민주당(30.8%)에 재역전됐다.

서울 지지율은 31.4% 대 27.2%로 민주당을 이겼지만, 지난주의 35.0% 대 26.3%와 비교해서는 격차가 줄어들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예비경선을 앞두고 후보들 간에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벌어져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준 결과라는 자성이 나왔다.

실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일부 후보가 무책임한 비방이나 마타도어로 구태를 반복했다”며 “지지율 하락은 자만이 부른 패착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총력전과 대비되는 ‘부산 홀대론’, 부산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엇박자는 지지율 급락의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조만간 부산을 방문해 현안을 챙길 예정이지만, 신공항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가덕도 특별법을 ‘악선례’라고 지칭한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의 잔상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부산이 위태로워지면 서울까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다만, 지지율 변동에 큰 의미 부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부울경이 신공항 건설을 놓고 가덕도와 경쟁하는 경남 밀양 지역을 포괄하는 만큼 부울경 지지율만 봐서는 부산 바닥 민심을 파악하기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여기에는 부울경 지지율이 특별한 사건도 없이 한 주 만에 10%포인트나 떨어지는 것은 조사 방식의 오류 때문이라는 의구심도 깔렸다.

예를 들어 한국갤럽이 지난 2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국민의힘의 부울경 지지율이 전주보다 7%포인트 오른 36%에 달해 민주당(22%)을 크게 따돌렸다. 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들쑥날쑥한 것이다.

이밖에 리얼미터 조사에서 부울경 지역의 응답자 수를 다 합해봐야 300명 남짓에 불과해 표본이 너무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스티커 붙이라고 하는 조사와 다를 바 없다”며 “지지율 추이에 일희일비하면 휘둘리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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