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파에도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의 온도는 더 뜨겁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북과 대구 사랑의 온도탑은 100℃를 벌써 넘어 펄펄 끓고 있다. 26일 현재 경북은 목표액 127억 원보다 10억 원 이상 더 많은 137억9000만 원, 대구도 목표액 85억 원보다 10억 원 가까이 많은 94억2000만 원 기탁됐다.

특히 지난 연말 전해진 ‘대구키다리아저씨’의 10년 기부 소식을 시작으로 경북과 대구에 감동의 익명 기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키다리아저씨는 2012년부터 10년 간 매년 1억2000만 원 안팎의 기부금을 공동모금회에 전했다. 그가 10년 기부한 금액은 무려 10억3500여만 원에 이른다. 키다리아저씨가 마지막 기부금과 함께 전한 편지에 “우리 이웃이 좀 더 나은 생활과 함께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키다리아저씨의 바람처럼 최근 대구와 경북에서 감동의 익명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주말인 지난 23일, 대구시청에 70대 할머니가 찾아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근무 중이던 청원경찰에게 봉투를 건넸다. 할머니가 전해준 봉투에는 노란 고무줄에 묶인 5만 원권 지폐 74장, 37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담당 부서로 안내하겠다는 청원경찰에게 할머니는 “자신은 심부름으로 대신 온 것이다. 그러니 그냥 전해달라”라며 신분을 밝히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17일 경북 안동에서도 감동의 스토리가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직장인 부부가 안동시에 1000만 원을 지정 기탁했다. 이들 부부는 성금과 함께 “저희가 보내드린 작은 마음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술비나 치료비로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삶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따뜻한 사랑이 담긴 편지를 전했다.

경북 영주에서는 지난 15일 지역의 한 초등학생이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손편지와 핫팩 700여 개를 영주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전해 감동이었다. 영주 가흥초등학교 한 재학생이 한 푼 두 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헐어서 산 핫팩을 진료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재난이니, 코로나 블루니 하지만 감동을 주는 익명의 기부자들이 있어서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