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회에 공백이 생기면서 보궐선거 개최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윤형(신천1·2·3·4동, 효목 1·2동) 전 구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직하면서 생긴 빈자리다.

동구청과 동구의회는 28일 신천·효목동 주민 대표 등의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같은 날 시민단체는 ‘혈세 낭비’로 판단된다며 보궐선거 개최를 반대하는 뜻을 내비쳤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보궐선거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구의원 1명의 공백으로 의정 수행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임기가 약 1년 남은 만큼, 5억 원의 혈세를 들여서까지 보궐선거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정수 4분의 1 이상 결원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보궐선거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시의원의 사망으로 결원이 생긴 경산시의회가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7억 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두고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한 만큼, 동구선관위 또한 이 같은 사정과 의견을 검토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보궐선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도 문제다”며 “이 전 구의원이 주민이 선출해준 자리를 스스로 저버린 것은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깎아내린 행태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책임은 공천한 정당에 있고, 보궐선거를 하더라도 국민의힘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고 언급했다.

동구청은 앞서 동구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궐선거 개최 여부에 대한 동구청의 의견을 29일까지 수렴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효목동 주민 대표들의 의견을 들은 후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궐선거에 대한 의견을 동구선관위에 전달할지는 미지수다. 동구청이 보궐선거 개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선관위에 의무적으로 전달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동구의회는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구의원의 공백이 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세금으로 치러지는 선거비용에 대한 불만 여론을 걱정하고 있다.

차수환 동구의회 의장은 “보궐선거에 대한 의견을 결정하기에 앞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오늘(28일) 집행부에서 주민 의견을 듣고 나면 전체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보궐선거 개최 여부에 대한 뜻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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