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10여 일 앞두고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농산물 가격은 물론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외식물가도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가계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고가 코로나19로 지친 서민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 긴 장마로 원재료 가격이 오른데다 인건비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공산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두부와 콩나물에서부터 통조림과 즉석밥, 콜라·사이다 등 음료수까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롯데리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프렌차이즈 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9일 기준 특란 달걀 한 판(30개)의 소비자가격은 전날보다 97원 오른 7350원을 기록했다. 사흘 새 8.7% 올랐다. 지난해보다는 38.8%, 지난달보다는 30.6% 올랐다. 정부가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달걀을 수입해 시중에 유통 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농협도 비축 물량 200만 개를 단계적으로 풀고 있지만, 달걀 가격은 잡히지 않고 있다.

제수용품인 사과, 배 등 주요 과일 가격도 설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후지사과 상품 10개의 소매가격은 지난 29일 기준 3만351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만792원 보다 1만 원 이상 비싸다. 신고배 상품 10개의 소매가격 역시 4만7808원으로 1년 전 3만2096원 보다 훨씬 올랐다.

또 코카콜라가 지난 달부터 편의점 판매 캔·페트 가격을 100원 씩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롯데칠성음료도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등 일부 음료 가격을 평균 4.7% 인상하는 등 음료가격도 줄인상 되고 있다. 오뚜기가 지난해 9월 즉석밥 가격 인상에 이어 이달 중에 또 7~9% 인상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풀무원도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안팎 인상키로 하는 등 밥상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품목들이 줄줄이 인상 대기하고 있다.

정부가 명절 수요가 많은 사과·배·소고기 등 성수품의 공급을 평상시보다 1.4배 늘리고 주요 품목의 수급상황과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지만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천정부지다. 물가 당국은 물론 경북도와 대구시 등 자치단체도 설 밑 물가 점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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